소변 색깔 짙다면 수분 더 섭취해야…커피 이뇨작용 탈수 유발할 정도는 아냐
몸에 수분이 부족한 경우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갈증이다. 이런 경우에는 물이나 음료수 등을 마시면 대부분 문제가 해소된다. 문제는 단순한 갈증 때문이 아닌 경우다. 다시 말해 목마름이 탈수증의 신호일 경우다. 우리 몸이 탈수라는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경우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자칫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탈수란, 단순히 말해 체내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체내 수분 가운데 1.5%만 잃어도 탈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갈증이 느껴질 경우 이미 어느 정도 탈수가 진행된 상태이며, 여기에서 더 심해질 경우에는 두통, 현기증, 피로감, 무기력증, 마른기침, 상기된 피부, 근육 경련, 오한, 불안, 짜증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열사병처럼 열감이 느껴지거나 오한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소변색이 맑지 않고 탁할 경우에도 탈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탈수 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보다 수분 공급이 부족해서다. 예를 들어 땀을 많이 흘리거나, 구토를 하거나, 설사를 하는 등 몸 안에서 수분이 과도하게 빠져 나갈 때 발생한다. 아니면 이뇨 작용을 일으키는 특정 약물을 복용할 경우에도 탈수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나트륨, 짠 음식을 멀리한다?
물론 나트륨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그렇다고 식단에서 소금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 또한 지혜로운 해결책은 아니다. 나트륨은 칼륨·염화물과 함께 우리 몸의 세포에 수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전해질이다. 다시 말해 나트륨 함량이 너무 낮은 식단은 되레 탈수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한 후, 또는 하루종일 햇빛 아래서 하루를 보내고 난 후에는 피부가 모래처럼 거칠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땀을 흘리면서 수분과 함께 몸에서 증발한 염분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수분 보충을 위해 손실된 나트륨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가령 프레첼과 같은 짭조름한 간식을 먹거나 전해질이 풍부한 스포츠 음료를 마시길 추천한다.
#과일과 채소로는 수분 섭취가 부족하다?
과일과 채소에는 필수 영양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수분을 보충하기에도 더없이 훌륭하다. 가령 바나나와 아보카도에는 탈수증 해소에 좋은 칼륨이 풍부하다. 또한 과일은 체내 수분 흡수를 돕는 단당류의 좋은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과일이나 채소 모두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애보트 리서치 사이언스’의 제니퍼 윌리엄스 공중보건학 석사는 “매일 보충하는 수분의 약 20%는 음식에서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고 충고했다. 가령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진 오이와 상추 같은 음식은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매 끼니마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끼니 사이에 출출할 때는 간식으로 오렌지, 사과, 바나나를 먹도록 한다.
#하루에 물 여덟 잔을 마신다?
하루에 물 여덟 잔을 마시는 것은 분명 좋은 습관이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윌리엄스는 “하루 종일 꾸준히 물을 마시는 습관은 좋지만, 여기에서 문제는 이런 습관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보다 더 많은 수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즉,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여덟 잔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마다 필요한 수분량은 신체 사이즈, 활동량, 날씨 그리고 거주지의 고도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수분이 부족한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윌리엄스는 “소변 색깔을 통해 수분 섭취 정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소변색이 짙은 노란색이나 호박색을 띨 경우에는 탈수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 옅은 노란색은 일반적으로 수분 섭취량이 충분한 상태를 나타낸다.
#목이 마를 때만 수분을 섭취한다?
윌리엄스는 “많은 사람들이 갈증을 탈수의 첫 번째 신호로 착각하지만, 갈증을 느끼기 전에 이미 탈수 증상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아직 수분 섭취(탈수)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나, 노화로 인해 갈증이 난다는 사실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그렇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하루 종일 규칙적으로 물이나 다른 음료를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수분 보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운동 전후에 몸무게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땀이 배출돼서 줄어든 체중은 어떤 방법으로든 수분과 전해질로 보충해야 한다.
#커피와 차를 끊는다?
카페인은 이뇨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커피나 차를 마시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사실 카페인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탈수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2014년 ‘플로스 원(PLOS ONE)’이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 3~6잔을 마신 남성들은 같은 양의 물을 마신 남성들에 비해 수분 섭취량이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커피를 마신다고 딱히 탈수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윌리엄스는 밤새 부족해진 수분량을 보충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실 것을 권장하는 동시에 “모닝커피를 마시는 습관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스포츠 음료를 즐겨 마신다?
스포츠 음료는 특히 운동선수들을 통해 수분을 보충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로 홍보돼 왔다. 그런데 사실 스포츠 음료는 운동 전후에 부족해진 전해질을 보충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히려 어떤 것들은 설탕 함량이 높기 때문에 종종 탈수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과도한 당분은 설사와 같은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동시에 체액을 흡수하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전해질 함량은 높고, 설탕 함량은 적은 스포츠 음료를 선택해야 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