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한 생명 빼앗는 행위 절대 용인할 수 없어”
대구고법 1-3형사부(부자판사 정성욱)는 16일 아동복지법 위반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160시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을 명령했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친딸로 알고 키우던 3세 여아를 구미의 한 빌라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초 숨진 여아의 친모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진행한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친언니로 밝혀졌다. 여아의 친모는 외할머니로 알려진 김 씨의 모친인 석 아무개 씨(49)였다.
석 씨는 2018년 3∼4월쯤 자신이 출산한 딸을 김 씨가 낳은 딸과 바꿔치기한 혐의(미성년자 약취 등)로 구속 기소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 받고 항소했다. 그는 여전히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아동의 보호자 지위에 있는 사람이 책임을 저버리고 신체적·정서적으로 방어능력이 현저히 미약한 아동을 학대·유기하는 범죄는 사회적으로도 중대한 범죄"라며 "살인은 인간의 존엄한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일상생활을 그대로 영위했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방치하고 나온 때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후에 피고인 어머니가 사망한 피해자를 발견하고 피고인에게 연락할 때까지 자신의 범행에 대해 침묵했다"며 "그 직후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뉘우치기보다는 이를 은폐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