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소속 부대 상관이 피해 사실 알렸다”…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 위반 혐의
해군 등에 따르면 A 중사는 지난 5월 27일 상관인 D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C 상사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C 상사는 A 중사가 "피해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는 이유로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A 중사는 지난 8월 7일 B 중령에게 면담을 요청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재차 알렸다. 이틀 뒤인 9일에는 해군 군사경찰의 성추행 피해 신고 접수 및 수사 개시가 이뤄졌으며 A 중사는 본인 요청에 따라 육상부대로 파견조치되면서 가해자와 분리됐다.
그러나 B 중령이 부대원 교육 과정에서 A 중사가 성추행 피해자임을 짐작할 수 있게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C 상사는 A 중사로부터 성추행 피해 보고를 받은 뒤 가해자인 D 상사를 불러 주의를 주는 과정에서 A 중사가 문제를 제기한 것을 알 수 있게끔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해군 군사경찰이 지난 8월 10일 A 중사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하고, 이튿날인 11일 D 상사에 대한 가해자 조사를 진행하던 중 A 중사가 8월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A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뒤부터 D 상사로부터 괴롭힘과 업무 배제 등 2차 가해를 당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D 상사는 지난 8월 14일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2함대 군사경찰대대 미결수용실에 구속수감됐다. 여기에 상관 2명이 피의자로 전환되면서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는 3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8월 1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족과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 치 의혹 없게 철저히 수사해 유족과 국민께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군은 A 중사가 숨진 다음날인 지난 8월 13일 보통전공사상심사(사망)위원회를 열어 A 중사를 순직 처리했다. A 중사는 8월 15일 영결식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