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샌물샌’ 형돈 “고쳐도 안팔려ㅠㅠ”
당연한 얘기지만 연예인들의 결혼식은 정말 화려하다. 물론 연예인이 고수입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 협찬을 받을 수 있기에 연예인의 결혼식은 더욱 화려해진다. 그렇지만 신혼집만큼은 다르다. 신혼집까지 협찬을 받을 순 없는 데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신혼집이기 때문이다. 과연 연예인들의 신혼집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3년 사이 결혼한 연예인 35쌍의 부부(연예인 부부와 연예인-일반인 부부 포함) 신혼집을 살펴봤다.
연예인들의 강남 사랑은 신혼집 분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008년 상반기 <일요신문>에선 연예인 279명을 대상으로 연예인들의 거주지를 입체 분석한 바 있다. 그리고 다시 3년여의 시간이 흐른 2011년 상반기, 이번에는 전체 연예인 거주지가 아닌 연예인 신혼집을 중심으로 연예인의 거주 형태를 분석했다.
이번에도 가장 많은 연예인이 살고 있는 곳은 서울시 강남구였다. 청담동 압구정동 삼성동 도곡동 신사동 논현동 등에 모두 아홉 커플이 신혼집을 꾸린 것. 전체 조사 대상 서른다섯 쌍의 부부 가운데 26%가량이 이곳에 몰려 있다. 이는 2008년 조사 당시 29%와 유사한 수치다. 안재모 유재석 송윤아 이범수 권상우 등이 강남구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특히 압구정동에서 청담동, 삼성동, 도곡동으로 이어지는 강남권 벨트가 그 중심인데 그 이유로는 치안이나 사생활 보호가 용이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이 손꼽힌다. 그렇지만 지난 1월에 결혼한 배우 안재모는 한 달 뒤인 2월에 신혼집에 도둑이 드는 사고를 당했다. 청담동 소재의 빌라에 도둑이 들어 결혼패물 등을 훔쳐간 것. 고급 주택 전문털이범에게 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서초구. 정시아 오승은 등의 신혼집이 방배동 서초동 등 서초구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연예인이 많이 사는 지역인 용산구에도 정준호 이영애 이승철 등 다섯 쌍(14%)의 연예인들 신혼집이 위치해 있다.
이 외에도 송파구 동작구 영등포구 마포구 성북구, 구로구 등 다양한 지역에 연예인 신혼집이 분포해 있는데 <일요신문>의 2008년 연예인 거주지 분석기사 당시 연예인 거주지가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성북구 등에 밀집해 있었던 것과 이번 신혼집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연예인의 거주 형태가 변화했다기보단 신혼집의 경우 육아 등의 이유로 시댁이나 처가 부근에 꾸려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강수정 김윤진 등과 같이 해외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신혼집을 해외에 얻은 경우도 있다.
전체 조사 대상 35쌍의 연예인 부부 가운데 서울 거주 연예인 부부는 27쌍으로 77%나 된다. 아무래도 연예계 활동의 중심이 서울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에 신혼집을 차리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가 다섯 부부로 가장 많은데 분당(박은혜) 일산(김태진) 파주(유세윤) 김포(정형돈) 남양주(민영기-이현경) 등 모두 서울 인근이다. 이례적으로 송일국의 신혼집은 부산이다. 그 이유는 송일국의 부인인 정승연 판사가 결혼 당시 부산지법에 근무 중이었기 때문이다.
주거 형태별로 구분하면 아파트가 13쌍으로 가장 많았고 빌라가 10쌍, 주상복합건물이 9쌍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은 정형돈이 유일하다. 정형돈은 <무한도전>에서 결혼 이후 신혼집에 물이 샌다는 얘길 종종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 그러다 보니 ‘집샌물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단독주택이기에 가능한 개그 아이템이다. 이후 보수공사를 모두 마쳤지만 방송을 통해 워낙 물새는 집으로 유명(?)해진 탓에 집이 팔리질 않아 고생이라는 후문.
연예인 부부의 신혼집의 경우 구입은 협찬이 불가능하지만 인테리어는 신혼집을 방송이나 잡지 등에 공개하는 조건으로 협찬을 받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신혼집 구입 과정에서 협찬을 받은 이도 있다. 바로 장동건 고소영 부부인데 그들의 집은 동작구 흑석동 소재의 고급빌라 마크힐스다. 이들 부부는 30억 원가량을 주고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 매매가보다는 저렴한 가격이다. 이는 시행사 대표가 지인인 데다 톱스타 입주로 인한 홍보 효과도 있어 일정 부분 ‘입주 프리미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는 협찬이 이뤄진 셈이다.
조사 대상 35쌍의 연예인 부부 신혼집 가운데 가장 고가의 집이 바로 장동건 고소영 부부의 집이다. 한남동 UN빌리지 소재의 고급 빌라인 정준호의 신혼집 역시 타운하우스인 터라 시가가 30여억 원에 이른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의 신혼집이 가장 고가의 주상복합건물이라면 정준호의 신혼집은 최고가 빌라 신혼집인 셈. 이범수의 신혼집인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도 최고가 연예인 신혼집으로 손꼽힌다.
반면 구입이 아닌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한 연예인들도 있다. 우선 정준호와 마찬가지로 한남동 UN빌리지 소재의 고급빌라가 신혼집인 이영애의 경우 임대 형태다. 이 지역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 형태의 빌라가 많기 때문으로 본래부터 남편이 서울 체류를 위해 임대해 놓은 빌라로 알려져 있다. 설경구 송윤아 부부 역시 논현동 소재의 복층 구조 100평대 고급빌라가 신혼집이었는데 전세가 7억여 원의 전세였다. 이선균 전혜진 부부는 서울을 대표하는 부촌인 성북동에 고급 빌라를 신혼집으로 꾸렸지만 역시 전세다. 유세윤 역시 전세로 파주에 정원이 딸린 복층 아파트에 신혼집을 꾸렸다. 전세 형태이긴 하지만 모두 고가의 주택들이다. 게다가 설경구 송윤아 부부는 1년 뒤 청담동 소재에 30억 원대 고급빌라를 매입해 이사했다. 결국 주택 구입자금이 없어서 전세로 신혼집을 꾸리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편 최근 결혼한 이천희 전혜진 부부를 비롯해 시아버지가 중견배우 백윤식인 백도빈 정시아 부부도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결혼 전 홀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효자로 소문났던 김학도의 경우 모친이 살고 있는 아파트와 같은 단지 내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얻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최정아 기자 cja8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