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연금보험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 문명순 감사 재직…금융 전문성 있지만 정치적 발언 등 뒷말
IBK연금보험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문명순 감사위원은 지난해 12월 28일 취임해 현재까지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 감사는 30년 경력의 금융 전문가 자격으로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명순 이사 겸 감사는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출신이다. 그는 KB국민은행에서 금융소비자보호부 조사역을 역임했다. 또 예금보험공사 감사 자문위원, 금융경제연구소 이사 등의 이력도 있다.
IBK연금보험의 문 감사 영입이 눈길을 끄는 까닭은 문명순 감사가 친정부 성향의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는 18대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후보를 도와 금융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도와 금융소비자보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나서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 문명순 감사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까지 지낸 인사로 지난해 4월 열린 총선에서 경기 고양갑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가 심상정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런 경력 탓에 문 이사 겸 감사가 낙하산 보은인사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보통 공공기관에 인사를 진행할 때 정부에서 내리는 자리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IBK연금보험 내부에서도 문 감사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IBK연금보험 내부의 한 인사는 “문명순 감사가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은행에 경력이 집중돼 있어 보험 실무를 제대로 경험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 감사가 워낙 금융권 이력이 풍부해 전문성이 전혀 없는 낙하산 인사와는 그 결이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문명순 감사와 친분이 있다고 밝힌 한 인사는 “KB국민은행 출신인 문명순 감사는 금융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은행에서 방카슈랑스도 하는 현실에서 보험사 감사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낙하산 인사라고 하기엔 문명순 감사가 억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 윤종원 IBK기업은행 행장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과 IBK기업은행이 그동안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거듭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윤 행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에 재직할 당시 문명순 감사는 여당의 정책위의장 부의장을 맡고 있었다. 또 윤종원 행장 역시 지난해 초 IBK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되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IBK기업은행 노조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문명순 감사는 공공기관 임원임에도 친정부 성향을 드러내며 정치적인 발언을 해오기도 했다. 문명순 감사는 지난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에 대해 “입학 취소라니요. 종일 우울하다”, “만분의 일이라도 아픔을 나누겠다”고 글을 올린 바 있다. 조국 전 장관의 사진과 함께였다.
금융업계 한 인사는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순 없겠지만 과도하면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공공기관 임원으로서 (발언을) 자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요신문i'는 윤종원 행장과 문명순 감사의 관계, 문명순 감사의 낙하산 보은인사 논란 등에 대해 IBK기업은행과 IBK연금보험 측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