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백의종군 선언 “평당원으로 돌아가 정권교체 힘 모을 것”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가장 큰 실수로 ‘캠프 해체’를 꼽았다. 9월 14일 최 전 원장은 ‘최재형다움’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캠프 해체 카드를 꺼냈다. 기존 정치 공식을 탈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식이 괜히 공식이 아니”라면서 “캠프가 해체되면서 최 전 원장을 돕던 인물들이 떠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최 전 원장이 캠프 해체 초강수를 둔 뒤 측근 김영우 전 의원은 “최재형다움의 실체가 무엇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 전 원장 정치권 입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지지 철회 입장을 밝혔다.
2차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의 대선 캠프 소속인 국민의힘 인사는 “캠프는 당원들의 표심을 잡고 국민들에게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조언하는 싱크탱크인데, 그것이 해체된 뒤엔 최 전 원장의 추진력이 상실된 것으로 봤다”고 분석했다. 이 인사는 “‘누가 최재형 캠프에서 일한다더라’라는 얘기를 듣고 뽑아줄 수 있는 당원·국민들의 파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작아진 것”이라고 했다.
과거 보수진영에서 대선 캠프에 3차례 몸담았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채 ‘윤석열 대항마’라는 이미지를 부각하지 못한 것이 ‘2차 컷오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불러온 것”이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겠냐는 물음을 일반 국민에게 던졌을 때 ‘모범생 스타일’은 모범 답안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최 전 원장은 대선 출사표를 던진 뒤 모범생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최 전 원장은 정치권에서 명확한 한계를 노출한 채 첫 번째 도전을 마치게 됐다”면서 “최 전 원장 본인도 자신의 과제를 분명히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 결과가 나온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평당원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