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 만에 검찰 송치…이규한 “목숨 걸고 폭행 안 해, 공황장애로 고통”
이규한은 최근 출연이 예정돼 있었던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와 JTBC 드라마 '그린 마더스 클럽'에서 하차했다. 갑작스런 하차 소식에 양 측 드라마 제작사는 "일신상의 이유로 하차한 것"이라고 짧게 밝혔다. 이규한 역시 지난 4월부터 건강과 관련한 문제가 생겨 연기를 계속 하기 힘든 컨디션이 지속되면서 드라마 출연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됐다며 억측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출연 이야기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던 작품에서 예고없이 하차함에 따라 그의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이 모이던 차였다. 그러던 중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의 하차 배경에 지난해 발생한 폭행 사건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규한은 지난 2020년 8월 서울 강남 모처에서 일행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가 이규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강남경찰서에 정식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사건은 1년 3개월 만인 지난 11월 2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이규한에게 적용된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검찰에 넘어간 사건은 수사를 담당한 경찰이 언급하지 않는다는 방침 탓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 이규한이 운행 중인 운전기사와 폭행 시비가 붙었을 경우 단순 폭행 혐의가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혐의가 적용된다. 이 경우 반의사불벌죄인 폭행과 달리 피해자와 합의를 한다 하더라도 수사는 그대로 진행되며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
폭행 사실과 관련해서는 이규한과 당시 함께 했던 지인, 피해를 주장하는 운전기사의 주장이 모두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CCTV가 없고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달랐기 때문에 송치까지 1년 3개월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는 게 경찰 측의 입장이다.
이규한이 갑작스럽게 작품 하차를 결정한 것도 이 사건이 이유였다. 길어지는 수사로 공황장애를 앓게 되면서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정상적인 스케줄을 소화해 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규한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려 마음이 무겁다"며 "2020년 8월에 있었던 일이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절 괴롭히고 있다"면서 해당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전 제 목숨을 걸고 폭행, 폭언,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며 "제가 소속사가 없다 보니 많은 기자님들이 저한테 전화주시고 계신데, 제가 이 일로 인해 공황장애가 심해져서 일일이 대응을 못해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무혐의 처분을 받고 또 건강해진 후 그때도 저한테 관심이 있으시다면 직접 찾아뵙고 그동안에 있던 모든 일을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규한은 1998년 MBC 드라마 '사랑과 성공'으로 데뷔해 '내 이름은 김삼순' '케세라세라' '그대 웃어요' '내 마음이 들리니' '애인 있어요' '막돼먹은 영애씨' '왕이 된 남자' '우아한 가'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마요'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 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