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생 절반 취업했지만 일용직 40% 넘어…일자리 안착 지원 정책 뒷받침돼야
숙련 건설기능인력 양성사업은 말 그대로 숙련 건설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건설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건설근로자 수급실태 및 훈련 수요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경기도 건설근로자 수요는 45만 2000명으로 외국인을 제외하면 5만 2000명이 부족했다. 숙련 인력난을 만성적으로 겪는 건설 현장을 위해 경기도는 2018년부터 숙련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고 2019년 10월 사업을 시작한다.
숙련 건설인력 양성사업은 실효성 논란이 이는 다른 일자리 사업들과는 달랐다. 먼저 건설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만 18세 이상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게 했고 교육비도 무료로 진행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가급적 많은 훈련기관을 선정해 교육생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호평이었다. 교육생들은 수원, 의정부, 성남, 고양, 안산, 안양, 시흥, 부천, 파주, 하남 등 각 시군에 30여 개의 훈련기관에서 건축 목공, 타일, 도장, 철근, 방수, 설비, 용접, 미장, 조적, 배관 등 원하는 과목을 배울 수 있었다.
여기에 주간 20일 교육 기준 40만 원의 훈련지원금도 지급했다. 교통비와 식비 등 경비를 지원해 교육생들이 배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로 인해 2019년 360명, 2020년 1325명, 올해 10월 15일 기준 1224명의 수료생이 배출됐다.
훈련을 이수한 교육생들에게 실제 공사 현장에서 최대 1개월간의 실습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현장 실습 기간에는 경기도 생활임금(올해 기준 시급 1만 540원, 월 220만 원)의 급여도 지급했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현장 맞춤형 교육”이라던 목표에는 가까워 보였다. 다만 “취업 지원도 통해 건설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던 목표까지 이뤘는지는 판단이 갈린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이 공개한 숙련 건설인력 양성사업의 취업자 수는 2019년 189명, 2020년 715명, 올해 10월 15일 기준 337명이다. 수료생의 절반가량이 취업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취업률을 산정하는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 2020년 기준 715명의 취업자 중 일용직은 309명, 계약직은 233명, 상용직은 173명으로 집계됐다. 일용직 취업 비율이 40%를 넘는다. 게다가 일용직은 사업 종료 후 6개월간 단 한 번이라도 일용직으로 일했으면 취업을 한 것으로 봤다.
재단 담당자는 “일용직으로 한 차례 일해도 취업자 수에 포함한 것이 맞다. 다만 한 번만 나가고 일을 안 하는 분보다 건설 일자리 특성상 일용직으로도 꾸준히 일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업 시 취업확인서를 보내거나 취업을 재단에 알리는 게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취업한 인원이 더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료생 절반가량이 취업했다지만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일용직이라는 점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최근 2년간 1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쓴 이 사업이 일용직을 다수 양산하는 창구가 된다면 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건설 현장은 청·장년층 유입이 급격히 줄어 숙련 기능인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낮은 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는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국내 기능 인력이 자리 잡기가 어려워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숙련 건설인력 양성 사업의 필요성은 몇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지속적인 인력 양성만큼 수료생들이 건설 일자리에 안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요구가 뒤따른다. 일자리 연계가 없다면 반쪽짜리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