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수수강냉이며, 쌀튀밥, 현미튀밥, 가래떡 부풀린 것까지 맛 좋은 뻥튀기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버지 따라 12살 때부터 뻥튀기를 튀겼다는 전부환 씨(60)와 넉살 좋게 손님들을 맞는 정정임 씨(66)부부. 두 사람이 함께하는 뻥튀기 가게는 무려 8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부환 씨의 아버지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뻥튀기 기계를 들고 온 것이 그 시작이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 배금선 씨(87)가 이어받았다. 시집을 와봤더니 시어머니가 뻥튀기를 하고 계셨고 하루 이틀 따라 나오던 게 30년이 되었다고 말하는 정임 씨.
씩씩하고 여장부 같은 성품으로 6남매를 홀로 키워낸 어머니를 무서워도 했고 존경도 했었다. 그런 어머니가 5년 전 직장암 판정을 받게 되자 건설회사에 다니느라 출장이 잦았던 남편이 어머니의 곁을 지키기 위해 직장을 관두고 달려왔다.
부부가 함께한 이후로 뻥튀기 가게엔 더 힘찬 뻥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손님들은 저마다 튀기고 싶은 것을 들고 찾아와 맞춤 주문이 이어진다. 단돈 4000원이면 원하는 뭐든 튀겨준다는 사장님. 그 손길 한번 거치면 무엇이든 바삭하고 구수한 간식으로 재탄생하니 그 실력 한번 대단하다.
요즘 같은 가을철 베스트셀러가 따로 있으니 바로 군밤튀김이다. 밤의 밑부분에 칼집을 살짝 내고 뻥튀기 기계 속으로 집어넣는다. 10분 뒤 노란 속살을 드러내는 군밤 튀김은 뻥튀기 기계의 압력 덕분에 화덕에 구웠을 때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맛을 낸단다.
부부는 장날엔 뻥튀기 장수이지만 평소엔 농사꾼으로 변신한다. 부부의 밭에서 나는 건 다 뻥튀기의 재료가 된다. 요즘은 밭에 잔뜩 심어놓은 무를 조금씩 추수하는 참이다. 이것을 말려 뻥튀기 기계에 넣고 구우면 시원한 맛이 나는 무차가 완성된단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