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교수 “염전 생태계 보존 적극적 추진 필요”
경북대는 이 대학 지구시스템과학부 박종수 교수팀이 충남 태안지역에 있는 의성염전에서 신종 원생생물 281종을 포함해 2000여종에 달하는 원생생물의 염기서열 정보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생물다양성에 관한 연구를 벌였다.
진핵생물 중 하나인 원생생물은 대부분 단세포 생물로 20만 종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태적으로 해양 물질 순환의 중요한 생물학적 분류군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광합성 원생생물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요인인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성장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조절 능력을 지니고 있다. 비광합성 원생생물의 경우 해양 박테리아의 주된 포식자이자 상위 영양 단계의 에너지 공급원인 것.
대학에 따르면 박 교수팀은 염전 내 30~380‰ 염분(일반해수는 35‰) 구간의 염수에서 유전자 증폭과 차세대염기서열분석 방법으로 원생생물을 발견했다. 일부 원생생물은 단일세포분리 방법을 통해 순수 배양체도 얻었다.
이번 연구에서 총 15개 중요한 원생생물 그룹이 발굴됐다. 박 교수팀은 다양한 염분과 수온 변화에도 피하낭류, 원시색소체생물, 부등편모조류, 후편모생물 등 4개 원생생물 그룹은 염전 환경에서 항상 우점하고 나머지 원생생물 그룹들은 비우점그룹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환경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염전 원생생물 그룹들의 안정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분자계통분석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원생생물 281종의 존재도 확인했다. 새로운 원생생물은 기존 데이터베이스(NCBI)에 등록된 염기서열과 비교할 때 90% 이하의 유사도 기준으로 엄격하게 정의했다.
이번 새로운 281종에 대한 염기서열의 발견은 국내 염전이 새로운 원생생물 발굴지로 그 가치가 매우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박종수 교수는 "염도가 매우 높은 환경에서는 원생생물이 살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원생생물 종수는 다른 국가의 염전에서 발표한 원생생물 종수보다 약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종 원생생물이 281종이나 발견된 것은 국내 염전 환경 내에서 새로운 생물자원 확보 가능성이 높으며, 생태계가 매우 건강하고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염전은 후대에 남길 우리의 매우 귀중한 자산이며, 염전 환경의 황폐화를 막고, 생물 주권국가 제고를 위한 염전 생태계의 보존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해양 및 담수생물학분야 상위 7%(총 110개 저널 중 8위)이자 미생물생태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미생물생태학(Microbial Ecology)' 온라인으로 지난달 24일 게재됐다. 교신저자는 박종수 교수, 제1저자는 이현빈 박사과정생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2021년도 이공분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연구책임자 박종수 교수)'과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의 '2021년 미개척 생물분류군 전문인력 양성사업_통합 II 분야(연구책임자 황의욱 교수)'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한편 박 교수팀은 2017년 독도 물골에서 신종 원생동물을 발굴하고 신종 이름에 독도를 사용해 '테트라마이터스 독도엔시스(Tetramitus dokdoensis)'로 명칭한 세계적인 원생생물 연구팀이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