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범죄도시’ ‘악인전’ 잇는 독보적인 카리스마…파격적인 비주얼 변신 강행도
이제까지 맡아왔던 캐릭터들보다 더 살벌하고 거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도지태는 다소 적은 출연 분량에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김성규가 도지태가 되기 위해 강행한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김성규는 10년 째 복역 중인 교도소 내 최대 권력자 도지태 역을 위해 팔부터 등 전체를 아우르는 타투 메이크업을 택했다. 또 얼굴 옆을 비롯해 신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사연 모를 흉터들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여기에 과감한 상의 탈의를 통해 탄탄한 몸매까지 선보이며 도지태의 강렬한 비주얼을 완성해냈다. 김성규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교도소의 분위기가 있어서 운동을 쉬지 않고 몸 관리를 했다"라는 말로 캐릭터의 외적인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한 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도지태는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과 위압감 넘치는 말투로 교도소 서사에 몰입감을 더하고 있다. 교도관의 어떤 제재도 받지 않는 권력과 남다른 포스를 지닌 인물인 만큼 적은 말수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렬한 눈빛과 묵직한 목소리만으로 시청자들까지 압도하고 있는 것. 목소리가 배우의 특별한 강점으로 줄곧 꼽혀왔던 김성규인 만큼 그가 그려낸 도지태 역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도지태의 정체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는 점도 캐릭터는 물론, 작품 자체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높이고 있다. 도지태는 보통의 재소자들에게 금기시된 것들을 자유롭게 누리는, 말 그대로 법 위에 군림하는 인물이다. 심지어 교도소 내 담배 유통권까지 장악한 그는 자신의 권한을 침범하려는 자를 기어코 응징하고 만다. 자신 몰래 담배를 유통한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서라면 폭력도 개의치않는 도지태의 잔인한 면모는 빌런에 가까운 듯 보이기도 한다.
그에 반해 '주고 받는 게 확실한' 도지태가 별안간 교도소에 나타난 최약체 김현수(김수현 분)에게는 기꺼이 호의를 베푸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재소자들에게 위협을 당하는 김현수에게 원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주겠단 의지를 내비친 도지태의 진짜 의도에 호기심이 더해지고 있다. 그가 과연 김현수에게 모종의 의도를 품고 접근한 '빌런'일지, 그게 아니라면 기회의 창구를 만들어 줄 '조력자'일지 그의 정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어느 날'은 우연한 일로 한 여인의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 대학생 김현수(김수현 분)가 살인 용의자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현수의 사건을 수임해 물심양면 그를 지원하는 3류 변호사 신중한 역에 차승원이, 김현수가 수감된 교도소의 절대자이자 속내를 알 수 없는 수감자 도지태 역에 김성규가 열연을 펼쳤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