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석방 청탁해 줄게” ‘몰래 변론’ 전관 변호사 구속 후폭풍

판사 출신 전관 둘, 선임계 없이 활동 거액 성공 보수 받아…높은 처벌 기준 제시된 셈이라 법조계 ‘술렁’

[일요신문] 전관 변호사 시장을 놀라게 한 사건이 최근 터졌다. 선임계를 내지 않고 ‘몰래 변론’을 한 전관 변호사들이 구속된 것이다. 몰래 변론에 따른 첫 구속 사례인데 법조계는 갈수록 이런 사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는 ‘몰래 변론’을 한 뒤 거액의 성공 보수를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된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 2명 사건을 놓고 충격에 빠졌다. 그래픽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하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구속된 이들은 사법연수원 26기로 판사 출신인 윤 아무개 변호사와 서 아무개 변호사. 이들은 2020년 1월 입찰방해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사업가에게 “재판부에 청탁해 보석 석방시켜 주겠다”고 제안해 착수금 2000만 원과 성공보수 2억 원 등 총 2억 2000만여 원을 수수한 혐의다. 이들은 법원에 선임계를 내지 않고 몰래 변론을 하기도 했다.

영남 지역의 한 검사는 “과거에는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 한 통화만 해도 2000만~3000만 원을 받는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전화를 받으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검사들도 조심하고 거꾸로 먼저 ‘선임계를 내시라’고 얘기를 한다”며 “전관 변호사를 선택하는 것은 청탁이 아니라 노하우를 보고 쓰는 것이어야 하는데 여전히 잘못된 관행이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암암리에 이뤄져 온 몰래 변론에 대한 높은 처벌 가이드 기준이 제시된 셈인데 법조계는 ‘몰래 변론’을 한 뒤 거액의 성공 보수를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된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 2명 사건을 놓고 충격에 빠졌다.

브로커로부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 고등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처음에 영업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호기심 차원에서 몇 명의 브로커를 만났지만, 브로커 영업이 문제가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거절했다”며 “예전에는 거의 모든 변호사 사무실이 전관을 썼다면 이제는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