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동두천시 정화작업해야 부지 매입”…당초 계획보다 이전 시기 지연 불가피
재단은 부지 매입을 중단하고 동두천시의 정화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토지 정밀조사와 정화작업이 마무리되면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입장인데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4월 경기도일자리재단의 동두천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도는 올해 안에 부지 매입, 건축 설계, 인허가 등의 절차를 마치고 2020년 3월 착공, 2023년 8월 준공, 같은 해 12월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일자리재단의 이전이 동두천 지역의 1400여 명 수준의 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계획이었다.
당시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조기에 이전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동두천시에 정주하는 직원들이 빠르게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 개선 등 행정적인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토지 오염 문제가 불거지며 이전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재단과 동두천시는 이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TF를 구성, 이전을 추진했다. 재단은 미군 공여지에서 토양 오염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착안해 동두천시에 토양 오염도 조사를 제안했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국방부에서 2009년에 오염 조사를 했고 2010년에 이미 정화 작업을 마쳤기 때문에 재조사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재단이 7월경 자체 발주를 통해 오염도 조사를 진행했고 페놀, 불소 등 오염 물질이 검출됐다.
토양 오염이 확인되며 10월경 진행하려던 토지 매입은 중단됐다. 재단은 토지 정화가 담보되면 매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12월 15일 재단 측은 “경기도의 정책 결정에 따를 준비가 돼있다. 토지 매입비도 준비한 상태다. 하지만 동두천시로부터 정밀 조사와 정화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듣지 못했다. 토지 오염 문제가 해결되면 토지를 매입하고 이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동두천시는 “동두천시와 경기도, 일자리재단이 조만간 만나서 협의할 예정”이라면서 “일단 삼자가 만나서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 정해야 처리 기간이나 비용도 산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결국 토양 오염 이슈로 일자리재단 이전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올해 진행하려던 토지 매입이 미뤄졌으니 그만큼 이전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12월 7일 일자리재단 직원은 경기도청 청사 앞에서 ‘경기도 공무원 여러분 페놀 땅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까, 경기도일자리재단의 페놀 땅으로 이전을 반대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이전을 반대하는 1위 시위를 가지기도 했다.
재단 관계자는 “단지 거주지를 옮기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안전과 건강을 위협받는 상황을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해당 부지가 안전하지 않다면 다른 지역으로 이전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