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개조 지게발 이용해 작업...동래구청장 ‘조사 결과에 따라’
앞서 온천동에서는 포크레인에 집게발을 달아 석재를 나르다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설기계는 각각의 용도가 정해져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주된 용도 외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나, 근로자가 안전할 경우에는 주된 용도외 사용을 해도 된다는 규칙에 따라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불법을 묵인했다.
허나,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용도외 사용할 부착물은 제조사에서 제조한 부착물에만 적용된다는 입장은 근로자의 안전한 작업을 도모하기 위한 유권해석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상반된 유권해석으로 공사장은 근로자의 안전이 사고에 노출돼 있다. 공사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페이로더가 지게발을 불법으로 개조해 작업하는 모습은 매우 위태로워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다.
사고가 발생한 온천동 도로 공사현장의 감독 책임은 일차적으로 동래구청에 있다. 감독관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에 관해 개입할 수 있어 그 권한이 막강한 만큼,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못한다.
동래구청 감독관은 안전사고 및 불법행위 그리고 환경오염까지 관여할 권한이 있으며, 작업시 현장에 상시 상주하여 공사장 전반에 관하여 개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현장은 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 결과는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유족 측은 “동래구청 감독관의 부재가 부른 인재다. 시공사의 작업 지시에 따라 불법개조된 굴삭기로 작업을 하게 된 경위에 관해 산업안전관리공단과 고용노동부, 그리고 경찰은 철저히 사망사고를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먹고살기 위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작업지시에 불응하지 못하는 근로자의 심정을 헤아려 달라”며 “유족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형식적인 조문에 그친 김우룡 동래구청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전 10시경 고인의 빈소를 찾아 명복을 빈 김우룡 동래구청장은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라며 ”시공사와 원만하게 잘 되길 바란다. 관리 감독이 소홀한 것은 아닌 것 같기에 조사 결과에 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