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여인이 구명로비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난항에 빠졌다.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피의자들 종적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로비스트 박태규(부산저축은행), 이철수 씨(삼화저축은행) 등에 대해 수배령을 내리고 행방을 좇고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박 씨는 외국에, 이 씨는 지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전일저축은행의 불법대출 등을 수사(<일요신문> 999호 참조)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미모의 40대 여성 A 씨를 수사리스트에 올려 관심을 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하다 보니 A 씨 이름이 계속 오르내렸다”면서 “A 씨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털어놨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전일저축은행뿐 아니라 또 다른 저축은행의 로비스트로도 고용됐다고 한다. 그 대가로 수억 원대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A 씨는 저축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와 금융권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뿐 아니라, 부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언급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A 씨가 박태규나 이철수 못지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 씨 신병만 확보되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A 씨에 대한 수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은 그녀가 비단 저축은행 로비스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검찰은 A 씨가 전·현 정부 실세들과 폭넓게 친분을 쌓은 것은 물론, 그들 중 일부와는 ‘특별한 관계’에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한다. A 씨와 사정기관 전직 고위 관계자가 주고받은 여러 통의 ‘연서’가 발견됐고, 현 정부 유력 정치인과도 남다른 사이라는 진술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여의도엔 A 씨와 ‘각별한’ 만남을 가져왔던 또 다른 정치권 인사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검찰은 A 씨가 몇몇 방산업체 및 군 관계자들과도 가깝게 지내온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A 씨에 대한 수사가 저축은행 비리를 넘어서 방산업계로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벌써부터 검찰 안팎에서는 “제2의 린다 김 사건이 터질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검찰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A 씨를 소환해 관련 의혹들을 추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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