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형 일자리’ 모델…정부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최종 선정
- 2025년까지 4946억원 투자…직접 187명 포함 총 1000여 명 일자리 창출
- 노사민정 상생문화 확산…일자리 창출·지역사회 동반성장 목표
- 이차전지 앵커기업 유치…구미·포항 등 도내 이차전지 밸류체인 구축 가속화
- 상생형 지역일자리 정부정책…대기업 해외투자 계획 국내로 U턴
[안동·구미=일요신문] "'구미형 일자리' 모델,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허브로 조성해 국가 균형발전 성공 모델이자 가장 모범적인 일자리 창출 모델로 만들어가겠다."
'구미형 일자리' 모델이 정부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최종 선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문승욱 장관 주재로 서울에서 열린 제5차 상생형 지역일자리 심의위원회 결과,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정부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최종 선정했다.
상생형 지역일자리는 통상적인 기업투자, 일자리 창출을 넘어 지역 노사민정 간 사회적 대타협과 양보에 기반해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사업이다.
# 경북도·구미시 역점적 추진
지난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던 상생형 구미일자리 투자협약식 이후 2년 5개월 만의 성과이다.
경북도 따르면 이번 선정으로 정부로부터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비롯해 상생협력지원센터 건립, 이차전지 소재 공정지원센터 구축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원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간 도와 시는 2019년 1월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과 그해 2월에 발표된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 확산방안을 기점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화된 일자리 모델을 다각도로 모색해 왔다. 가능한 사업 분야도 검토하고 투자기업을 물색해 왔던 것. 같은해 6월에는 LG화학에 구미형 일자리 투자 제안을 하게 됐고, 이후 도와 시, LG화학은 수차례 협상과 다양한 인센티브 논의로 일자리 모델 방향을 구체화했다.
도 관계자는 "당시 LG화학은 중국 등 해외 진출을 계획했으나, 경북도와 구미시가 지역 노사민정의 양보와 협력에 기반한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을 적극 제안하면서 구미 투자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심각 단계 진입 등 악재 발생
도와 시는 상생형 일자리의 필수 요건인 상생협약 체결을 위해 지역 노사민정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노사민정협의회를 강화하고,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 논의 과정으로 2019년 7월 24일 첫 노사민정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다음날 25일에는 구미코에서 지역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와 구미시, LG화학 간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진입하면서 기업과의 협상이 지연되고 원재료 가격 폭등 등 악재가 발생했다. 투자주체인 LG화학의 사업전략 검토 과정도 필요해지면서 사업이 다소 지연됐고, 지역에서는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도와 시는 2019년부터 LG화학과의 협의와 병행해 구미형 일자리 모델 발굴 및 구체화 등을 위해 3차례(2019년 노사발전재단,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2021년 일자리위원회) 컨설팅을 진행했다. LG화학의 구미국가5산단 입주 제반 여건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실무추진단도 가동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다.
LG화학은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3일 신설법인 LG BCM을 설립, LG BCM이 LG화학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인수하며, 간은달 10일 2차 투자협약, 노사민정 상생협약, 교육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정부 신청서를 신속히 마무리 해 제출했다. 이후 민관합동지원단 현장실사(12.14)와 실무위원회(12.17)를 거쳐 심의위원회의 최종 선정을 받게 됐다.
# '구미형 일자리'… 민선 7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
구미형 일자리는 2000년 초부터 시작된 구미지역 대기업의 수도권 및 해외 이전과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 침체로 지역경제가 붕괴 위기에 봉착하면서 지속가능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민선 7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특히 우수한 투자환경 조성과 지역 노사민정이 협력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이차전지 앵커기업인 LG BCM 유치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사회 동반성장형'상생 모델로 구미형 클러스터 인재양성, ESG형 지속가능성 제고, 협력기업 혁신역량 강화, 노사 간 협력상생 제고의 4대 추진전략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한 3대 상생요소로 기업상생, 지역상생, 노사상생으로 구분되는데, 먼저, 기업 간 상생을 위해 원·하청기업, 산단 내 입주기업, 지역기업과의 협력으로 이차전지 산업생태계 조성과 동반성장에 노력하고, 지역 인재 채용 및 전문인력 양성, 청년·청소년 육성, 고용 확대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제고와 함께 지역사회의 우호적 여건 조성을 통해 지역 상생을 도모하게 된다.
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구미지역 마이스터고(금오공고, 구미전자공고) 및 전문대(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에 장학금 지급과 지역인재 채용 기회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도 이미 체결했다. 금오공대와도 협약에 따른 산학협력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역인재 역량 강화와 취업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 모기업인 LG화학 수준의 임금 및 근로조건, 직무능력 향상, 노사갈등 조정 및 중재를 위한 협의체 참여로 협력적 노사관계 정착에 노력하고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한 노사 공동선언도 추진한다.
# 이차전지 산업, 전기차 시장 확대 힘입어 급성장
세계 각국의 이차전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점유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향후 10년간 10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은 기업 간 협력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내수에 집중한 중국 기업과 달리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 상위권을 선점하고 있다.
LG BCM은 LG화학의 자회사로서 2025년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 제5단지 생산53 내 6만여㎡ 부지에 연간 6만t 규모의 최첨단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직접고용 187명을 포함해 총 1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
LG BCM의 양극재 구미공장은 LG화학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일공장 규모로는 국내 최대(6만t/년)인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양극재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생산된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수급 체계도 이미 갖춰놓은 상태다.
특히 구미공장에는 생산력 증대 및 품질 안정화를 위한 신규 공정설비 및 기술이 도입되며, 메탈 등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전략적인 합작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원재료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 전기차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신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 "지역 경제 전반적 긍정적 효과 있을 것"
지역에서는 세계 일류 양극재 생산기업 유치로 인해 제조업, 부동산업, 서비스업, 금융업, 도소매업 등 지역 경제 전반에 걸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약 7000여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82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이차전지 양극재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인 만큼 향후 지역 경제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도와 구미시는 상생문화 확산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동반성장을 꾀해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한 미래형 신산업을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도는 LG BCM의 양극재 구미공장 건립에 힘입어 '2021 경북 이차전지 산업육성 전략'과 연계, 지역 중소기업과 교류를 통한 기술력 향상 및 지역 클러스터 인재 양성, R&D 인프라 구축, 소부장 특화단지 추진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 각종 인센티브 지원 및 상생협약 이행…다양한 사업 본격화
LG BCM 양극재 구미공장은 내년 1월 중 착공해 2024년 상반기 1차 양산을 시작으로 추후 전체 양산으로 연 6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게 되며, 187명의 고용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사업도 추진된다. 임대부지 50년 무상제공,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급 등 행·재정적 지원과 지역사회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조성', 구미형 일자리 실현을 위한 종합적 기능의 '상생협력지원센터 건립'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이차전지 소재 공정지원센터 구축'등 지원이 이루어진다.
또 노사민정협의회 및 상생형 일자리 협의체 등 관련 사회적 합의기구의 작동으로 협약이행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게 된다. 매년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 추진현황 및 지원사업의 추진실적, 지원효과, 차년도 추진 계획 등도 제출해야 한다.
LG BCM 양극재 구미공장은 필요한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내년 1월 중 착공해, 구미형 일자리가 본격화되면서 구미지역의 상생에너지가 지역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철우 지사는 "LG BCM의 양극재 구미공장 건립은 국가전략기술인 이차전지분야 최고 기업에 우수한 투자환경을 제공해 지역으로 투자를 유도한 기업 친화형 투자유치 성공 사례"라며, "이번 정부 사업 선정을 계기로 구미와 상주,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핵심소재 밸류체인 구축과 함께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허브로 조성해 국가 균형발전의 성공 모델이자 가장 모범적인 일자리 창출 모델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장세용 시장은 "구미형 일자리사업이 지역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LG BCM을 중심으로 구미국가5산단 내 이차전지 첨단소재 클러스터를 구축해 구미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전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