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양도세 부과 효력있어”
서울고법 행정11부(배준현 송영승 이은혜 부장판사)는 29일 조원태 한진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서울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을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조 전 회장은 아버지 고 조중훈 한진 창업주로부터 경기 소재 약 1700㎡짜리 땅을 상속받았다. 이 땅은 당시 제3의 인물에게 명의신탁돼 있었다. 조 전 회장은 2005년 명의수탁자에게 땅을 7억 2000여만 원에 매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고 2009년 4월쯤 8차례에 걸쳐 매매대금을 받았다.
과세 당국은 조 전 회장이 소유권 이전 등기 없이 명의수탁자에게 토지를 팔아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보고 2018년 양도세 6억 8000여만 원을 고지했다.
상속권자인 유족들은 지난해 7월 "양도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나 취소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조 전 회장이 토지 양도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의도로 통상의 거래와 달리 은밀한 방법을 사용해 부과와 징수를 곤란하게 하는 부정행위를 했다"며 "토지 양도 시기가 2009년인 만큼 양도소득세 부과에 효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은 5년이지만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
2심 재판부도 이날 항소를 기각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