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말 유동규 사임 후 ‘보은인사 논란’ 황교익 ‘준비 부족’ 이재성 낙마
이재성 후보자는 한국관광공사에서 33년간 재임하며 부사장으로 퇴임했고, 2018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서울관광재단 초대 대표를 지낸 관광통이지만 경기도의회의 검증을 넘지 못했다.
앞서 경기관광공사는 2021년 10월 29일 사장 공개모집 재공고를 냈다. 8월 20일 황교익 씨 사퇴 이후 2달 만이다. 이번 공고에는 12명이 지원했고 이재성 후보자를 포함 4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이재성 후보자 외 1명을 도에 추천했고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이재성 후보자를 12월 2일 최종 지명했다.
황교익 씨의 관광 분야 전문성 논란을 의식이라도 한 듯 전문성 강화를 염두에 둔 내정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만큼 전문성과 경력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후보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23일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준비성 부족을 드러내며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도의원들의 경기도 관광 수입, 비전, 도정, 자치분권 이해도에 대한 물음에 이 후보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국중현 의원이 자치분권 강화와 관광산업의 연계 방안을 묻자 이 후보자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라고 답했고 의원들로부터 “경기 관광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뚜렷한 견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사청문위원장인 송영만 의원도 “후보자는 평생을 관광 분야에서 공직 생활을 해 전문성을 대체로 인정받았지만 도정과 자치분권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결국 경기도의회는 12월 27일 이 후보자의 임명이 부적격하다는 내용이 담긴 인사 청문 결과보고서를 경기도에 보냈다. 도지사 권한대행은 청문 보고서 적격 여부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이튿날인 28일 스스로 물러남을 택했다.
경기도의회 인사청문위원인 국중현 의원은 29일 “후보자의 전문성, 청렴성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경기 관광의 특수성과 자치 분권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적합성과 준비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청문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사퇴를 예상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공사 측은 “사의를 밝힌 메시지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공사 직원들은 아직까지는 무덤덤한 상태”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후보자의 사퇴로 결국 경기관광공사는 2021년 한 해를 사장 없이 보내게 됐다. 공사는 2020년 말 유동규 전 사장이 임기 9개월을 남기고 돌연 사퇴한 이후 사장이 공석이었다. 지난 7월 사장 공모에서 황교익 씨가 내정되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었지만 보은인사라는 지적과 황 씨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으며 자진 사퇴한 전례가 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