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으로 노래·공유·후원 활발 ‘킬러 앱’ 진화…K팝 장착, 인도네시아 찍고 해외 공략 시동
썸씽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토큰 이코노미를 도입했다. 썸씽 코인을 발행해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일반 고객들은 노래방 앱을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일부는 후원을 통해 돈도 벌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요신문은 1월 20일 김효식 썸씽 마케팅 총괄이사를 썸씽 사무실에서 만나 썸씽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김효식 총괄이사는 “썸씽은 토큰 이코노미가 중요한 축이지만 코인의 가격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가치 제고를 위해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썸씽은 어떤 회사인가.
“썸씽은 블록체인 기반의 소셜 노래방 앱 서비스다. 음악과 노래를 좋아한다면 누구든지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창작한 콘텐츠를 플랫폼에 공유하고 소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들이 창작한 콘텐츠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토큰 이코노미를 구현한 것이 타사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최초 썸씽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
“김희배 썸씽 대표는 블록체인 버전 썸씽을 론칭하기 전에 4년 반 정도 일반 버전 노래방 앱을 개발해 운영했다. 그때는 음원비용, 저작권료, 운영비, 홍보비를 충당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자들에게 월정액 방식의 과금을 했다. 그런데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되는 시점에 가입했던 사용자 중 80%가량이 서비스를 이탈했다. 열심히 마케팅을 해서 사람을 모아도 유료로 전환되는 순간 80%가 이탈했기 때문에 성장성에 대한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블록체인 토큰 이코노미에 대해 알게 됐고, 잘 설계된 블록체인의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무료 가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회사의 운영비도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블록체인 버전 썸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노래방 앱에 블록체인 기술을 넣겠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썸씽 블록체인 버전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일종의 사업계획서인 ‘백서’를 작성한 때가 2018년 여름이다. 2017년도부터 2018년 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내용만 거창한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투자금 모집을 위한 ICO(암호화폐공개)를 진행했다. 많은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엄청난 금액의 펀딩을 받았지만, 이후 실체가 있고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거의 없었다. 토큰 발행사 관계자들의 모럴 해저드 논란도 끊이질 않았던 때였다. 그때 블록체인을 적용한 썸씽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무슨 노래방 앱에 코인이냐’, ‘그게 과연 되겠어?’ 식의 색안경을 끼고 봤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실제 서비스 개발이 되기 전에는 외부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했다. 최근엔 블록체인, 코인이 워낙 대중화돼 그런 편견이 많이 사라진 듯하다.”
―썸씽 토큰 이코노미를 설명해 달라.
“원하는 노래는 곡 수 제한 없이 무료로 가창이 가능하다. 다만 내가 노래를 저장하고 싶다면 저장 공간을 오픈하기 위해 5000원 상당 썸씽(SSX) 토큰 예치가 필요하다. 가입비 성격의 1회성 예치이고 서비스 탈퇴 시 반환도 받을 수 있다. 회원이 늘어날수록 전체 썸씽 토큰 개수 중 예치되는 토큰도 늘어나게 된다. 노래를 부르고 저장한 뒤 ‘포스팅’ 기능을 이용해 다른 사용자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 이때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각 노래 콘텐츠 별 노래 지갑이 생성되고 각각 콘텐츠는 2주 동안 SSX 토큰 후원을 받을 수 있다. 2주 게시기간이 끝나면 자동 분배가 시작된다. 노래를 부른 가수에겐 누적 후원 토큰의 50%를 보상으로 분배한다. 30%는 썸씽으로 분배돼 저작권료, 음원비용, 운영비 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 20%는 후원자 가운데 초기 후원자에게 지급한다. 초기 후원자일 경우 후원한 금액보다 더 큰 액수를 분배 받는 경우도 있다.”
―후원은 자주 일어나나.
“유튜브에서도 일반인들의 커버곡, 커버댄스 등을 좋아하는 시청자 층이 있다. 썸씽에서도 노래 부르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부른 커버곡만을 찾아 듣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아프리카 별풍선처럼 좋아하는 가수에게 후원하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후원도 자주 일어난다. 이들은 커버곡을 부른 가수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썸씽을 선물하고 댓글을 남기고 소통한다.
―후원 금액은 얼마 정도 받나.
“최근 인기 있는 곡의 경우 1만 SSX를 받기도 한다. 현재 시세로 따지면 60만 원 정도다. 즉, 노래 부른 크리에이터의 경우 3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굳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도 아프리카 별풍선처럼 운영해도 되지 않을까.
“비슷하게 간혹 ‘포인트면 충분하지, 굳이 코인을 발행할 필요가 있느냐’고 질문한다. 포인트의 경우 회사에서 발행하면 할수록 부채가 증가하는 반면 이를 사용해 운영비 충당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유통량이 제한된 토큰을 발행해 서비스에 접목함으로써 포인트 사용에서 오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 포인트처럼 고정된 가치가 아닌 수요가 많아지면 코인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회사 재무 안정 차원에서도 유리하다. 콘텐츠에 대해 현금화가 가능한 토큰으로 투명하게 리워드를 제공하게 된다. 글로벌 사용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확장을 함에 있어서도 매우 용이하다.”
―좋은 점도 있겠지만 사용자가 후원하기 위해서 거래소에서 썸씽 토큰을 사서 다시 지갑에 채워야 하는 등 불편한 점도 있지 않나.
“처음부터 블록체인이 사용자들에게 허들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사용자는 일반적인 노래방 앱 서비스로 즐기면서 뒤에서 블록체인 기술이나 토큰 이코노미가 돌아가면 된다고 봤다. 일반적인 노래방 앱 사용자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인증하고 지갑으로 토큰을 받아 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썸씽은 앱 내 결제로 100원에 1마이크를 살 수 있게 했다. 이 마이크를 후원하면 그 즉시 마이크는 사라지고 후원한 마이크 금액에 해당하는 썸씽 코인이 지급준비 토큰 풀에서 상대방에게 보내진다. 썸씽은 마이크라는 인앱결제 아이템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만큼 나중에 썸씽 코인을 구매하여 지급준비 토큰풀에 다시 채워 넣게 된다.
―썸씽 이용자 수 추이는 어떻게 되나.
“다운로드는 2019년 말 기준 17만 건이었는데 현재 112만 건으로 약 6.6배 증가했다. 누적 가입 사용자는 2019년 말 10만 5000명에서 현재 60만 명으로 가입 사용자도 6배가량 증가했다. 사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전보다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국내 사용자가 90% 정도고 10%가 해외 사용자다. 콘텐츠 활성화 측면에서는 사용자들이 하루 24시간 기준 2만 곡 이상 노래를 부르고 있고, 이 가운데 약 4500곡을 앱 내에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된 콘텐츠 가운데 2000곡이 포스팅된다.”
―해외 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지금까지는 국내 신규 사용자 확보에 집중했다. 앞으로는 국내만큼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코로나 이슈로 인해 준비했던 해외 사업확장에 그동안 많은 제약이 있었다. 사업 확장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동남아시아 중 제일 중요한 거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부터 진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찍은 이유는 인구가 많고 젊은 국가인데다 노래방 문화에 친숙하고 K팝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 인도네시아 경우 현지에서 썸씽 퍼블리싱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현지 파트너사를 이미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이외에 태국, 베트남 등도 보고 있다. 현재 서비스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로 글로벌에 론칭이 돼 있다.”
―업계 사람으로서 ‘김치 코인은 걸러라’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수조 원대의 국내 코인 폰지 사기사건 관계자들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투자자들에게 별도의 사전 공지 없이 추가로 토큰을 발행해 유통을 하다 적발되거나 정보 불균형을 악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편취했던 사례로 투자자가 피해 본 일이 있어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에서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고 투자자 보호 및 시장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곧 국내 코인 프로젝트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완료되는 시점이 되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김치코인은 무조건 걸러야 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블록체인은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인터넷 가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다. 20년 전만 해도 이메일이 없었던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다. 지금은 인터넷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환경이 돼 버렸다. 화폐의 실체가 전혀 없는 신용카드가 처음 나왔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까 싶었지만 지금은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들의 경험도 비슷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썸씽 코인 가치는 2020년 초 3원에서 300원 이상으로 폭등했다가 현재 60원대로 떨어져 있다.
“썸씽은 당장 코인 가치보다는 서비스 질 개선, 사용자 수 확장, 사용처 확대 등에 주목하고 있다. 사용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코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격 확대가 되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썸씽 코인에 투자자가 있다면 썸씽을 꼭 써 봤으면 좋겠다. 직접 썸씽을 사용해 보면서 킬러 앱이 될 만하다고 느끼면 더 믿고 장기투자할 수 있을 것 같다.”
―2022년 썸씽의 계획은 어떤가.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소셜 노래방 앱으로 시작을 했지만, 앞으로는 노래와 음악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들 간 연결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도록 팀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2022년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 올해는 가상자산 업계가 앞으로 신설될 여러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기초를 닦아야 하는 해라고 생각한다. 썸씽 인력들은 현재 정보보호 관리체계 국제규격 인증을 준비 중이며 자금세탁 방지요원 자격을 취득 완료하는 등 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