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어필+경제통 이미지 ‘연대 상대로 제격’…“역대급 대혼전, 판 흔들 키맨 될 수도”
물밑 접촉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연대설이 잦아들지 않는다. 특히 역대급 안갯속 판세의 장기화로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9 대선 게임체인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못지않은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연대 파트너로 거론되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얘기다.
“판을 흔들 키맨이 될 수 있다.” 여의도 전략통들이 김동연 역할론에 베팅하는 근거는 ‘요동치는 판세’였다.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지지도는 오차범위 내 초박빙이다. 여권 전략통인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조차 “역대 대선 중 가장 춤추고 있다”며 “여론조사를 볼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역대급 대혼전일 땐 ‘1% 지지도가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게 여의도 전략통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 후보는 플러스알파(+α)로 ‘상징성이 높은 주자’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가 여권과 각을 세우며 권력투쟁의 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분석가는 “김 후보가 이재명·윤석열 후보 중 한쪽으로 갈 땐 3∼5% 파괴력을 지닐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지지도 수치보다는 김동연 카드가 지닌 ‘잠재적 가능성’을 감안한 수치다.
여야 인사들은 “김 후보가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데다, 경제통 이미지가 있는 만큼 ‘연대 상대’로 제격”이라고 했다. 후보 단일화의 전제조건인 공동정부론이나 3·9 재보궐 선거,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김동연 카드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민주당에서 ‘이재명발 통합정부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후보가 대선 한 달을 남기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등 중도보수 성향 인사들을 잇달아 만난 것도 ‘안철수+김동연’ 조합을 핵심으로 하는 통합정부 구상과 무관치 않다.
여권 한 관계자는 “김종인·윤여준·이상돈의 교집합은 협치 내각을 포함한 정치 개혁”이라며 “이 후보의 통합 행보는 중도·보수 인사 포용을 통한 외연 확장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월 7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지지를 공개 선언한 자리에서도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정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여야의 안철수 단일화가 막판까지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만큼, 그 사전 단계로 김 후보와의 단일화가 먼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다. 물꼬 트인 윤석열·안철수 톱다운 방식의 단일화 논의가 김 후보자의 선택을 재촉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앞서 김동연 후보는 2월 2일 이 후보와 정책토론을 개최, 양자 단일화에 군불을 지폈다. 김 후보는 “단일화는 민주당의 희망인 모양”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가능성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송영길 대표를 비롯해 당 전략통들이 ‘이대로 가다가는 진다’는 위기감에 판 자체를 바꾸는 승부수를 마련 중”이라며 “그중 하나가 이재명·김동연 단일화”라고 귀띔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