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코칭 스태프, 기자 모두 ‘폐쇄 루프’ 이동만 허용…공식앱 ‘마이2022’의 개인정보 수집 불안감에 ‘버너폰’ 쓰기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대회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각국 선수단에서 연일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들쭉날쭉한 코로나19 방역 기준을 비롯해 부실한 식단, 가혹한 격리 규정, 혹독한 추위 등 여느 올림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편파 판정, 부정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은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다’라며 한탄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2008 베이징하계올림픽과 비교해 봐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그때만 해도 개방적이고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건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런 분위기는 온 데 간 데 없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개최된 올림픽인 만큼 보안과 안전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올림픽에 참가한 각국 선수단은 그럼에도 과한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그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첨단을 자랑하는 안전하고, 훌륭한 올림픽을 만들겠다”라고 약속해왔다. 이런 노력을 보여주듯 베이징올림픽은 현재 철저한 방역 시스템 속에서 안전하게(?) 치러지고 있다.
가령 식당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이 간단한 음식을 조리하거나 서빙하면서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정된 시내 호텔에 머물고 있는 한 로이터 기자는 “모든 음식이 비닐로 포장된 채 방으로 배달된다. 호텔방 바닥과 벽에 수시로 소독제가 분사되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며 이런 분위기를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또한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수면 캡슐은 누군가 낮잠을 자고 난 후에는 즉시 소독이 이뤄지기 때문에 항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BBC 프로듀서인 크리스틴 하는 “캡슐 안에는 일회용 침대 시트가 구비돼 있어 청결하다”고 사용 소감을 밝혔다.
공용 공간에서는 청소원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하고 있으며, 로봇들은 소독약을 공중에 분사하면서 돌아다니고 있다. 또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에는 자원봉사자가 회견이 끝날 때마다 마이크를 소독하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이런 엄격한 통제가 오히려 운동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참가자들도 있다. 올림픽이 축제처럼 치러지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아쉽긴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참가자들은 통제 시스템이 도가 지나치다며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처참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훈련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표출하는 선수들도 있다. 실제 엄격한 코로나 방역 조치 때문에 해외 각국에서 온 선수, 코칭스태프, 기자들은 일반 대중들과 격리된 채 생활하고 있다. 요컨대 ‘폐쇄 루프’라고 불리는 철저하게 제한된 공간 안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
폐쇄 루프란 올림픽 기간 동안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버블 구역을 오가는 경로를 일컫는다. BBC의 알렉스 캡스틱 기자는 “도쿄올림픽에서는 호텔에서 현지 세븐일레븐까지 걸어서 오가는 정도는 허용됐었다. 그리고 입국 후 14일이 지나면 누구나 원하는 곳에서 먹고 마실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베이징에서는 그렇지 않다. 버스를 타고 호텔과 경기장, 프레스룸을 오가는 게 전부다. 이 세 곳을 가리켜 폐쇄 루프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빠져나갈 길이 없기 때문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버블 구역으로 지정된 곳들은 경기장, 호텔, 선수촌, 프레스룸 등이다. 선수들과 감독 및 코칭스태프, 외신 기자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지정된 버블 구역에서만 활동할 수 있으며, 만일 이곳을 벗어날 경우에는 실격 처리되거나, 즉시 체포된다. 사정이 이러니 해외 언론들이 중국 시민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대화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베이징, 옌칭, 장자커우 등 160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세 개의 주요 버블 구역을 오가기 위해서는 특별 버스와 고속 기차를 이용해야 한다. 버블 구역을 연결하는 전용 차선에 끼어들 경우에는 지역 주민들이 벌금을 물게 된다.
버블 구역 안에서의 생활도 철저히 통제된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방에 머무르거나 식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항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반드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매일 PCR 검사를 1회씩 받고 있으며, 검사 결과는 베이징올림픽조직위 공식 앱인 ‘마이2022’에 기록된다. BBC 프로듀서인 프라틱샤 길디알은 “음성인 경우에는 결과를 통보받지 않는다. 무소식이 희소식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만일 양성 판정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지정 병원으로 호송되며, 무증상인 경우에는 지정된 호텔에 격리된다. 그리고 2회 연속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에만 다시 경기(혹은 버블 구역)에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열악한 격리 환경과 부정확한 검사 결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불안감은 팽배하고 있다. 벨기에 여자 스켈레톤 국가대표인 킴 메일레만스는 베이징 도착 후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가 3일 동안 진행된 PCR 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은 후 격리 호텔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옌칭 선수촌에 입소할 예정이었던 메일레만스는 기대와 달리 선수촌이 아니라 또 다른 격리 호텔로 이송됐다. 이에 불안감을 호소했던 메일레만스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선수촌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격리 상태에서 14일을 더 버틸 수 있을지, 그리고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울면서 하소연했다.
결국 메일레만스는 올림픽위원회(IOC)의 조치를 통해 뒤늦게 선수촌에 입소할 수 있었으며, 베이징조직위 측은 “당시 선수촌에 남아있는 1인실이 없었기 때문에 호텔로 이송했을 뿐이다”라는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았다.
폴란드 쇼트트랙 선수인 나탈리아 말리셰프스카도 번복된 코로나 검사 결과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 베이징에 도착한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곧바로 격리됐던 그는 500m 예선 전날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은 뒤바뀌고 말았다. 새벽 3시경 갑자기 숙소에 들이닥친 관계자들이 그를 다시 격리 시설로 데리고 갔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말리셰프스카는 “사람들이 새벽 3시에 나를 방에서 데리고 나갔다. 그날 밤은 공포였다.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라서 미친 듯이 울었다. 그들은 불행하게도 검사 결과가 잘못됐으며, 내가 양성이라고 했다. 나는 더 이상 어떤 검사 결과나 올림픽도 믿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로 인해 말리셰프스카는 결국 지난 5일 열렸던 여자 500m 예선에 출전하지 못했다.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 바이애슬론 선수인 발레리아 바스넷소바는 격리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제공받은 식사가 형편없었다며 분노했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은 비참했다. “지금까지 5일 동안 먹은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글과 함께 그가 올린 사진에는 소스 없는 파스타, 감자, 새까맣게 탄 고기가 전부였다.
바스넷소바는 “파스타를 조금 먹긴 했지만 나머지는 도무지 먹을 수가 없었다”면서 베이징에 도착한 후 체중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 얼굴은 매우 창백하고 다크서클도 짙어졌다. 이 모든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나는 매일 울고 있다. 너무 지친다”고 덧붙였다.
독일 스키 코치인 크리스티안 슈바이거 역시 “조직위가 따뜻한 식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따뜻한 식사는 없었다. 감자튀김, 견과류, 초콜릿만 있었다. 이렇게 하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스포츠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가 선수들을 감시 및 통제하고 있다는 의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히틀러 이후 가장 수치스러운 올림픽”이라고 맹비난하면서 “1936년 베를린올림픽 이후 가장 논란이 많은 올림픽이 될 듯싶다”라고 점쳤다.
이런 비난의 배경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를 비롯해 시진핑 치하의 공산당이 벌이는 은밀한 감시 및 검열 시스템이 있다.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데 분노하는 200개 인권 단체들의 입장을 소개한 ‘데일리메일’은 “위구르 소수민족 가운데 약 100만 명은 아직도 강제 수용소에서 생활하면서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고 고문을 당하고 있다. 이들은 이슬람 종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복종하도록 세뇌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데일리메일’은 “비슷한 억압을 받고 있는 티베트와 홍콩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벌어진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성폭행 폭로 및 실종 사건 역시 되짚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의 주장에 따르면 IOC는 수치스럽게도 막대한 재정적 보상을 얻으려는 그릇된 욕망으로 이 모두를 무시했다. 실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신장 위구르 학살 혐의에 대해 “IOC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넘어서는 ‘슈퍼 세계 정부’가 아니다”라며 답을 회피한 바 있다.
사정이 이러니 경기장 주변에서는 어떤 시위도 용납되지 않고 있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때만 해도 반체제 인사들이 경기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특정 시위 장소에서 시위를 하는 것이 허용됐지만, 14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점에서 코로나19는 중국 정부에게 사람들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구실을 제공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지적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철저한 감시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은 올림픽게임 공식 앱인 ‘마이2022’를 둘러싸고 증폭되고 있다.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선수, 코치, 임원, 기자들은 ‘마이2022’를 모바일로 다운로드 받아야 했다.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또한 베이징올림픽조직위 측은 이 앱이 올림픽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인터넷 감시 단체인 ‘시티즌랩’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이 앱이 감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지 밝혀낸 ‘시티즌랩’은 “사용자들의 통화 내용을 중국 국영 서버에 전달해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 앱이 ‘f***’과 같은 욕설을 포함해 2442개의 민감한 단어를 검열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 분석 결과 ‘illegalwords.txt’라는 텍스트 파일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시티즌랩’은 “만일 특정 단어를 사용한 사실이 발각될 경우에는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거나, 혹은 더 불미스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특정 단어들은 대부분 중국어로 이뤄져 있지만 일부 단어들은 위구르어, 티베트어, 영어로도 표기되어 있다. 가령 중국어에는 ‘시진핑’ ‘CCP Evil(시진핑 악마)’, 위구르어에는 ‘성스러운 코란’, ‘강제 철거’, 티베트어에는 ‘달라이 라마’, ‘수호자’와 같은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 정부가 전화를 감시하고, 문자를 읽고, 동선을 추적한다는 불안감에 몇몇 국가 대표팀은 아예 선수단에 일회용 전화기인 ‘버너폰’을 사용하도록 권장했다. 해킹을 우려해 베이징에 일체 개인 전자기기를 가져가지 말라고 경고한 영국 대표팀은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버너폰’을 제공했다. 이밖에 해킹을 우려해 ‘버너폰’ 사용을 권고한 국가들로는 미국, 캐나다, 스위스,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등이 있다.
이런 우려가 과하다는 일부 지적에 모바일 보안 분석가인 게리 밀러는 ‘스포츠메일’ 인터뷰에서 “아니다. 그들은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서 모든 정보란, 선수들의 위치뿐만 아니라 통화 내역, 문자, 이메일, 파일, 사진, 앱 및 모든 인터넷 사용에 대한 접근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밀러는 “보다 심각한 점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운로드받아야 하는 ‘마이2022’ 앱을 통한 감시가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런 의혹에 대해 IOC와 베이징조직위원회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IOC는 ‘마이2022’ 앱에 대해 독립적인 평가를 실시했으며, ‘중대한 취약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식 성명을 통해 “휴대폰에 ‘마이2022’ 앱을 설치하는 게 의무는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유홍 베이징조직위원회 기술부장은 주미 중국대사관이 주최한 브리핑에서 “앱의 주요 기능은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고, 중국은 데이터 보호를 위해 엄격한 규칙을 따르고 있다”면서 이 앱이 앱스토어에서 검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어 볼모로 노르웨이 스키 과외 따낸 중국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1, 은6, 동2를 획득하면서 종합순위 16위에 그쳤던 중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동계스포츠 강국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직후인 2015년 시진핑 국가주석은 노르웨이, 독일, 미국, 캐나다 등 겨울 스포츠 강국의 패권에 도전하기 위한 대담한 프로젝트를 주문했다.
이를 위해 수십 명의 재능 있는 하계 종목 선수들(장·단거리 육상,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이 육상을 포기하고 유럽에 있는 스키 ‘신병 훈련소’로 보내졌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평생 동안 한 번도 초급 슬로프조차 내려온 적이 없었으며, 스키라고는 전혀 알지 못하는 말 그대로 겨울 스포츠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수년 안에 잠재적인 올림픽 챔피언으로 변신해야 하는 막중한 의무를 지고 훈련에 몰두했다.
여기에는 겨울 스포츠 강국인 노르웨이의 도움이 있었다. 평창올림픽 종합 1위를 기록했던 노르웨이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키점프, 노르딕 복합, 바이애슬론 등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설상 스포츠 강국이다.
지난 2017년 중국 체육총국과 노르웨이 문화부 간 ‘체육협력 양해각서’가 공식 체결됐고, 이를 통해 중국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노르웨이 최고의 강사진을 통해 정식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중국 선수들의 실력은 눈에 띄게 늘었고, 그 결과 32명의 초보 선수들 가운데 세 명이 이번 대회에서 중국을 대표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로서 들인 당연한 노력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은 조금 달랐다. 노르웨이가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데는 사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2010년 노르웨이는 중국의 반체제 작가이자 시민운동가인 류샤오보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했다. 이를 괘씸하게 여겼던 중국 정부는 즉각 보복 조치에 들어갔다.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일방적으로 무역 교류를 파기했던 것이다. 이는 노르웨이 입장에서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7년 후, 중국은 느닷없이 노르웨이와의 경제 관계를 회복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었다. 자국의 초보 스키 선수들 32명을 훈련시켜 주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당시 이 조건부 무역 재개에 많은 노르웨이인들은 분노했고, 공공 지원을 받는 자국의 스키장이 중국의 훈련소로 강제 사용되는 데 반대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훈련팀 내부에서도 갈등은 있었다. 배움은 즐거워야 한다고 믿는 노르웨이 측과 달리 중국 측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살인적인 훈련 스케줄을 요구하는 등 문화적 충돌도 빚어졌다.
그럼 32명 가운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29명의 선수들은 그 후 어떻게 됐을까. 이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아마도 그들은 중국 내 건설된 800개의 새로운 스키장 가운데 한 곳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