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면적 61위로 내려앉아…‘제3전시장’ 건립으로 20위권 노려
반면 2013년 세계 44위 전시장이었던 대한민국 킨텍스는 지난해 기준 61위로 내려앉았다. 마이스(MICE,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의 성장세는 예견했지만 큰 비용이 드는 전시장 건설에 주저했던 탓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발간한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의 ‘세계 Top 100 전시장 운영현황 보고서’에서 윤은주 원장은 “무역의 도구인 전시회와 지식과 네트워크 교류를 위한 국제회의는 지속할 것이므로 컨벤션 센터의 건립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보고서는 규모만큼 전시회 본질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시사한다. 즉 전시장 설립과 운영‧기획, 양측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 국면에서 내실을 다져온 킨텍스(대표이사 이화영)가 승부수를 던졌다. 총 485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제3전시장 건립이다. 킨텍스는 제1‧2전시장 합계 전시 면적 10만 8000㎡로 세계 61위 규모지만 제3전시장이 건립되면 전시면적 7만㎡가 추가돼 현재 기준 세계 20위권으로 단번에 진입하게 된다.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은 지난 2020년 1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후 지난해 8월 기본설계 공모 입찰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11월에는 (주)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킨텍스 더 그랜드(KINTEX the Grand)’를 최종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제3전시장 준비에 들어갔다.
기본설계에 따르면 제3전시장은 크게 3A와 3B전시장으로 구분되고 3A전시장은 기존 1전시장 주차장 부지에, 3B전시장은 2전시장 9, 10홀 측면에 건립된다. 4개의 건물이 균형을 이루며 중앙홀로 서로를 연결하는 구조다.
최근 컨벤션센터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디지털 전환,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친환경 등도 담아내겠다고 킨텍스는 밝혔다. 킨텍스는 “태양열과 지열, 우수와 지하수 재활용 등 친환경 요소를 극대화하고 에너지 사용분석, 보안, 사이니지, 인프라 관리 등을 위한 최첨단 설비를 집약해 스마트 전시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화영 대표이사는 직접 “향후 킨텍스를 세계 최고의 친환경 스마트 전시컨벤션센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형 전시를 위한 공간 확보와 해당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기획 등 그동안 킨텍스가 추구해온 차별화된 운영 능력도 보여줄 계획이다. 전시 산업 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면적 규모를 내세우는 중국을 따돌리기 위한 승부수로도 읽힌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는 제3전시장이 규모의 성장이라면 잠실 마이스 조성사업 참여는 킨텍스의 기획‧운영 능력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킨텍스가 참여한 한화 컨소시엄은 약 2조 원 규모의 서울시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잠실 마이스 조성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부지에 전시·컨벤션 및 야구장 등 스포츠, 문화 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복합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사업이며 총사업비는 2조 1672억 원에 이른다. 전시 면적도 12만㎡ 규모로 추산된다.
한화 컨소시엄에는 한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넥슨, 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큐셀, 한화시스템, 메가존 등이 함께했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킨텍스의 글로벌 전시컨벤션 기획 및 운영 경험이 기여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착수한 뒤 2023년 상반기 협약을 체결한다. 서울시가 “협상 단계부터 본 사업으로 인한 교통·환경 등 각종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친환경, 스마트 체제 전환을 선언한 킨텍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