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재미 보자 토종 ‘헐레벌떡’
이미 국내임상3차 실험까지 마친 동아제약은 8월 초까지 식약청의 허가가 나는 대로 신제품 ‘자이데나’를 출시할 계획이다. 동아제약은 스테디셀러인 박카스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 시장에서도 국내영업망이 잘 짜여져 있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기존 발기부전 치료제 제조업체 3사는 동아제약의 신제품이 시장에 어떤 파괴력을 가져올지를 저울질하며 대응책을 세우느라 고심하고 있다.
국내업체가 발기부전 치료제에 뛰어드는 것은 시장규모가 연 6백50억원대로 커진 데다가 갈수록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발기부전을 병으로 인식하지 못해 병원에 가지 않는 잠재수요가 많다고 보는 것이다. 자이데나가 출시되면 1천억원대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이미 9년 전인 1996년부터 신약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비아그라가 1998년 처음 출시되기 전부터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동아제약측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PDE5효소가 억제되는 원리인데, 혈관계통 약물에서 발기가 되는 부작용이 발견된 것에서 유래했다. 동아제약도 혈관제 연구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다만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특징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동아제약이 자이데나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튼튼한 영업망, 토종 치료제라는 차별성, 가격 차별화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전문의약품인 만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력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제품이 외국인의 성생활 패턴에 맞춰진 만큼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더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비아그라, 레비트라의 약효 지속시간이 4시간, 시알리스가 36시간인 것에 비해 자이데나는 지속시간을 12시간으로 했다. 동아제약은 “발기부전은 심리적 요인도 있는 만큼 4시간은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들고, 36시간은 너무 길어 일상생활과 맞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가격도 타사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지만 보험처리가 되지 않아 1정당 가격이 1만5천원대로 비싼 편이다. 때문에 싼 가격의 가짜약들이 범람하기도 해 비아그라 제조사인 화이자(Pfizer)는 전세계적으로 가짜약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한편 시알리스 제조사인 릴리(Lilly)는 자이데나 출시가 자사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마케팅전에 나서고 있다. 릴리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시알리스와 동시에 출시된 레비트라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이미 시장을 잠식하고 있던 비아그라와 비슷한 성분과 효과를 지녀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이데나가 출시되어도 시알리스보다는 비아그라와 시장을 나눠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알리스가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릴리는 “현재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시알리스는 2006년 하반기 비아그라를 제치고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알리스는 36시간 강력한 효과라는 차별화된 특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히고 있다. 36시간이라는 뜻에 맞춰 올해 3월6일 마라톤대회에 홍보물을 부착하고 임직원이 대회에 참가하고 등산마케팅을 하는 등 가장 긴 지속시간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잇다.
비아그라 제조사인 화이자는 업계 1위라는 아성을 바탕으로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탄탄한 신뢰성을 갖고 있어 자이데나 출시에도 자신감이 있다는 반응이다. 화이자는 비뇨기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주택가의 소규모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제품설명회 등의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타사 제품들이 지속시간, 발기시의 단단함 등에 대한 강점을 내세우는 데 대해 화이자는 “제품들을 동시에 비교한 실험결과가 없는 만큼 각 회사가 내세우는 강점은 마케팅 전략일 뿐이다. 화이자는 발기부전에 대해 가장 많은 임상시험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 주 몇 회, 1회 성교시간은 얼마 등 실제 성생활 패턴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합한 약효를 가지고 있는 것은 비아그라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레비트라 제조사인 바이엘(Byer)은 올해 초 GSK(글락소스미스코리아)와 제휴를 중단하고 독자적인 마케팅·영업에 돌입했다. 지난해에는 지면광고를 했다가 식약청의 제재를 맞기도 했다. 전문의약품은 대중매체 광고가 금지되어 있어 기업광고로 대신한 것인데 남성의 주먹이 제품을 암시한다는 이유로 광고를 중단한 것이다.
6월부터는 발기 각도가 크다는 뜻으로 ‘엄지손가락’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바이엘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레비트라의 강직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GSK와의 결별로 잠시 마케팅이 주춤했지만 점차 시장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하반기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한편 6월14일 자이데나의 임상3차 실험결과가 해외에서 발표되는 날 동아제약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 4만4천6백50원을 기록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이데나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30%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제약업체인 SK제약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발기부전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임상2차까지 마친 상태라고 한다.
표)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종류
화이자 비아그라 | 바이엘 레비트라 | 릴리 시알리스 | 동아제약 자이데나 | |
지난해 시장점유율 | 55.6% | 10.1% | 31.7% | |
지속시간 | 4 | 4 | 36 | 12 |
발매연도 | 1999년 | 2003년 | 2003년 | 2005년 8~9월 |
마케팅 컨셉트 | 강자의 만족 | 단단함 | 36시간 내내 강력한 자신감 |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