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청와대 만찬 회동 ‘역대 최장 기록’…양측 “정해진 의제 없이 대화”, ‘대통령실 용산 이전’ ‘50조 원 추경’ 등 논의될지 관심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3월 27일 각각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내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다”고 말했고, 김 대변인 역시 “해당 연락을 받고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당초 양측은 당초 지난 16일 오찬 회동을 계획했지만, 물밑 의제 조율 등 이견을 좁히지 못해 회동을 4시간여 앞두고 무산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 이후 협상 타결 배경에 대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5일 오후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조속한 회동을 제안했고, 이후 이 수석과 장 실장은 수차례에 걸쳐 연락을 취하면서 장소와 일정을 조율해왔다”며 “어제 저녁 최종적으로 오는 28일 오후 6시에 만찬을 겸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이번 회동의 경우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의제와 관련해) 사전에 저희가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은 없다”며 “자연스레 두 분이 만찬을 하다 보면 국가 현안 과제를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회동에서 윤 당선인이 공약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50조 원 규모의 추경 마련 문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비비 편성 문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대화 물꼬를 튼다고 해도,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라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비서실장이 동석하기로 하면서 ‘2+2’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양자 회동을 갖느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양자 회동 가능성에 대해 김 대변인은 “따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두 분이 만나실지 여부에 대해선 내일 한번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3월 9일 대선 이후 19일 만에 전격 이뤄지는 것으로,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 중 가장 늦게 만나는 셈이다. 앞서 1992년 대선 이후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당선인이 18일 만에 만난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