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옷 입고 자폐인들에게 따뜻한 관심주세요”
해마다 4월 2일은 세계 자폐인의 날이다. 지난 2007년 유엔 총회에서 사회적으로 외면당하는 자폐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회원국 만장일치로 지정한 이래 올해로 15회째다.
이날은 자폐증에 대한 관심과 보호를 요구하며 파란 불을 켜는 ‘블루라이트(Light it Up Blue) 캠페인’을 펼친다. 미국의 록펠러 센터, 호주의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브라질의 예수상 등 세계적인 건축물들이 자폐인을 위한 ‘블루라이트’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직원들은 30일 오후 4시 30분 병원 15층 대강당에서 모여 블루라이트를 상징하는 파란색 옷을 입고, 자폐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이해를 촉구한다. 아울러 온종합병원 옥상 전광판을 통해 파란 불빛을 비춤으로써 자폐인과 함께 따뜻한 마음을 공유하기로 했다.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부산지부와 부산시도 제15회 세계 자폐인의 날을 맞아 4월 1일과 2일 이틀간 부산시 청사 외벽과 광안대교 등에 파란 색 경관조명을 비추는 블루라이트 캠페인에 동참한다.
온종합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김상엽 센터장은 “자폐증은 아동기에 나타나는 발달 장애”라며 “사회성 발달 지연, 언어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장애,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상동증, 인지발달 저하, 사회성 발달 지연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개 3세 이전에 또래들과는 다른 발달의 차이가 나타난다. 생후 18개월께 언어발달이 늦은 아이를 단순히 ‘좀 늦되는 아이’로 치부하고, 초등학교 입학해서야 비로소 자폐증이 의심돼 진료실을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자폐증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체 환자 75%가 지적장애를 갖고 있거나 경련성 질환이 빈번한 것으로 미뤄봐 전체 뇌 크기와 측두엽 이상과 연관된 신경해부학적 원인이나 신경전달 물질과 연관된 생화화적 원인 등 자폐증의 생물학적 원인론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자폐증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의사소통 장애, 상동증 등 증상이 복잡하고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띠고 있어 자폐를 ‘스펙트럼 장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먼저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의 경우 △눈 맞추기, 알굴 표정, 제스처 사용이 적절하지 않거나 빈도가 적음 △발달 수준에 적합한 또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함 △스스로 다른 사람과 즐거움이나 관심사항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지 않음 △정서적 상호작용이 부족함 등의 증상으로 보인다.
의사소통 장애로는 구어 발달이 지연되거나 대화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제한된 행동이나 관심을 되풀이 하는 상동증의 경우 한정된 관심사에 몰두하며, 그 몰입도가 비정상적이다. 외관상으로도 독특하며, 비기능적인 일이나 관습에 변함없이 집착하거나, 손이나 손가락을 흔들고 비꼬는 등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운동 양상을 보인다. 물건의 특정 부분에 집요하게 사로잡혀 있기도 한다.
일단 자폐로 진단되면, 원인 질환에 따라 근원적인 치료를 모색해야 한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적, 언어적 발달을 촉진시켜, 과잉 활동·상동 행동·자해 행동·공격성 등 부적응 행동을 최소화함으로써 스스로 생활을 가능하도록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온종합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김상엽 센터장은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특수 교육, 언어 치료, 행동 치료 등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가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부모는 평생 마음의 짐을 떠안고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혼자 고민에 빠지게 된다”면서 “의료기관에서 운영하는 행동발달증진센터나 환자동우회 등을 통해 환자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