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행” 주장 송영선 의원 뭇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가 2시간 넘게 계속됐고, 급기야 정전 원인을 놓고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정전사태를 두고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곧바로 사과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이디 JJDD를 쓰는 네티즌은 “이 핑계로 단기적으로는 전기세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원자력 발전소 지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 같네요”라며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위해 벌인 쇼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수요 예측 오류로 인한 정전이라는 정부발표가 나온 직후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정부와 한전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했다. 트위터 아이디 @hwa2605는 “한전에 전화하니 지식경제부가 한전에 전화해 지역마다 30분씩 전력을 끊으라고 했다고 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안일한 정부의 대처를 비판했다.
또 네티즌 이미선 씨는 “어떻게 공지 한번 안하고 이렇게 급작스럽게 전력을 끊을 수가 있지? 한전은 무슨 일을 어떻게 이렇게 무식하게 처리하냐?”고 꼬집었다.
정부와 한전에 대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정확한 수요 예측이 있었으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일이었고, 또 사전 예고가 없었고, 매뉴얼에서 벗어났고, 보고체계가 없었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5무(無)’의 인재 재난”이라고 규정했다. 소설가 이외수 씨는 트위터를 통해 “(정전이) 북한 소행일 거라고 발언하신 분이 있다”면서 “북한이 그토록 다양하고 놀라운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도대체 우리 정부는 무얼 하고 있었기에 번번이 당하기만 할까”라고 비꼬았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는 트위터를 통해 ‘정전사태로 알아보는 자신의 정치성향과 사회계급’이라는 글을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진 씨는 “정전이 북한의 소행이라 느껴지면 우익, 각하의 꼼수라 느껴지면 좌익, 한전의 닭짓이라 느끼면 중도좌파, 천재지변이라 느끼면 중도우파, 피카추짓이라 느껴지면 어린이입니다”라며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한전을 풍자했다.
일부 트위터에는 ‘대규모 정전사태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설문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 설문에는 모두 108명이 참여했는데 이 중 78%가 ‘9월 늦더위 수요예측을 잘못한 정부책임’이라고 응답했다.
이훈철 기자 boaz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