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현대제철 재발방지대책 마련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장소도 협조 안해
- "고인의 생명 구할 마지막 골든타임까지 날려버려"
[일요신문] "현대제철과 현대IMC의 대표이사 그 누구도 고인의 장례가 끝날 때까지 빈소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금속노조 현대IMC와 금속노조 포항지부가 14일 노동자 죽음을 방치해온 살인 기업 현대제철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날 노조는 지난달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노동자 1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회사가 잘못을 숨기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현대제철과 현대IMC는 고인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방치했다"라고 주장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패드도 없는 심장 제세동기와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사내 구급차를 배치해 놓아 쓰러진 고인의 생명을 구할 마지막 골든타임까지 날려버렸다"라며, 울분을 쏟아냈다.
이후 퇴근후 8시간 뒤, 16일 오전 7시에 또 출근을 한 뒤 그날 오후 7시까지 12시간 근무를 했다.
노조는 "최종부검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과로와 스트레스가 동반될 시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고도의 죽상경화증이 사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업무상 과로사라고 확신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포항지청 관계자는 "현재 부검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근로복지공단 등이 사고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며, "사망원인이 명확히 확인되면 그 결과에 따라 노동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고인의 죽음 후 지회는 고인과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작업중단을 요구했다. 이는 고인과 함께 오랜 기간 해온 장시간 노동과 고인의 죽음으로 받았을 정신적 충격으로 사고와 건강상의 위험이 커 충분한 휴식과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하지만 작업중단 요구를 거부당했고, 오히려 고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장시간 노동은 멈추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현대제철과 현대IMC이 재발방지대책 마련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장소 조차도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오전 5시 50분께 현대제철 포항공장 사내 목욕탕에서 현대제철 자회사인 현대IMC 소속 노동자 A씨(56)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