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 ‘봉이 김선달’보다 한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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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처럼?] 휜다리를 교정해준다는 병·의원들에 환자들이 몰리면서 엉터리 진단으로 고가의 치료비만 챙기는 사기 영업도 덩달아 늘고 있다. |
덕분에 휜다리(오다리) 교정 병원들은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병원들이 이들을 상대로 ‘못된’ 상술을 부리고 있어 문제다. 의사가 앞장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버젓이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물론 교정 기계를 강매하며 거액의 돈을 꿀꺽 삼키는 병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휜다리 환자에게 ‘앞으로 관절염이 우려된다’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비과학적인 교정 치료를 유도하는 등 그 사기방법도 다양하다.
이처럼 의사들의 도를 넘은 사기행각이 많아지자 적게는 300여만 원에서 많게는 2000여만 원의 돈을 허공에 날리는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의사들만 알고 있었던 휜다리 교정의 사기 현장을 취재했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휜다리’를 검색하면 수많은 병원들의 홍보성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은 주로 휜다리의 원인을 고관절(엉덩이 관절) 변형으로 보고 외과수술보다는 고관절을 돌려주는 스트레칭 방식의 비수술적인 교정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방법이라는 데에 있다. 이렇게 검증이 안 된 방법을 마치 정설인 양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등 ‘과감한’ 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의학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이 사실을 알 턱이 없다. 의사의 말을 받아 적는 몇몇 기자들 역시 의학적인 측면에서 비전문가이다 보니 이들의 사기 행각을 돕는 기사를 속수무책으로 보도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명 정형외과 전문의는 “마사지나 기계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휜다리 교정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사기라는 것을 의사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수술 외의 방법으로 휜다리 교정을 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개도 웃을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휜다리 교정을 담당하는 정형외과 말고도 관련성이 다소 떨어지는 재활의학과를 비롯해 관련성이 전혀 없는 한의원, 마사지숍 등 너도나도 휜다리를 고쳐준다며 나서는 판국이다. 효과 없는 치료에 돈만 날리며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환자들만 억울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술 없이 휜다리 교정이 가능하다’는 인터넷 기사들을 접한 환자들이 대거 해당 병원으로 몰리는 통에 애꿎은 피해 사례만 더 늘고 있다.
기자는 직접 한 유명 재활의학과를 방문해봤다. 휜다리가 고민이라는 기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의사는 쉴 틈 없이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정해져 놓은 대본을 읽는 양 약 10분간 휜다리 치료에 대해 일장연설이 이어졌다. 그는 “외과 수술은 위험해서 안 된다. 스타일렉스(휜다리 교정 기계명)를 이용한 장기간 교정치료를 하는 게 미래를 위해 더 좋다”면서 외과 수술을 하면 엄청난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식으로 겁을 줬다. 그렇지만 현재 외과 교정수술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유일한 휜다리 교정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이어 그는 기계를 이용한 교정 치료를 거듭 추천했다. “휜다리는 고관절 변형 때문에 발생한다. 고관절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10회당 50여만 원을 호가하는 교정 프로그램을 1년간 받을 것을 권유했다. ‘재밌는’ 사실은 정작 고관절 회전변형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절차에 따른 진찰을 하지도 않고 무조건 고관절 변형이 있다고 진단했다는 것이다.
기자와 함께 잠입 취재에 동행했던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같은 의사로서 저렇게 사기를 치는 게 수치스럽다. 검사도 안하고 사람 눈빛만 보고 ‘고관절 변형’이 있다고 하니 자기가 하느님이라도 되는 건가? 심지어 고관절 변형을 진단할 줄도 모르면서 그랬다는 게 가장 놀랍다”고 토로했다.
이 병원뿐만 아니라 재활의학과, 한의원, 교정전문 마사지숍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명 병원 10여 곳을 방문한 결과 역시 고관절 변형 때문에 휜다리가 됐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진찰을 이행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에 대해 한 전문의는 “고관절 때문에 대부분의 휜다리가 발생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기존의 의학 지식에 따르면 휜다리의 원인은 대부분 경골 근위부의 내반 변형(무릎 부위의 종아리뼈가 휘는 것)으로 발생되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사기행각을 벌인 병원들이 주장한 것처럼 휜다리가 고관절의 회전변형을 동반할 수 있지만 고관절 변형이 (휜다리의) 근본적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휜다리 환자의 대부분은 고관절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종아리 뼈 자체만 휘어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통설로 인정받고 있다.
기존의 학설을 무시한 ‘엉터리’ 교정 방법을 내놓는 병원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속성 교정’을 선전하는 병원들도 발견됐다. 한 재활의학과 병원은 ‘스튜어디스 면접 때문에 한 달 안에 휜다리를 고쳐야 한다’는 기자의 말에 “한 달 안에 휜다리를 고쳐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번에도 역시 10회 60여만 원을 호가하는 고액의 교정 프로그램권 6개월 어치(360여만 원 상당)를 구입하라는 권유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외과 수술 없이 단기간 내에 휜다리가 교정되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다. 그 의사는 병원이 아니라 종교를 창시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번에는 휜다리 교정치료로 유명한 한 한의원을 찾았다. 해당 한의사는 기자의 다리 사진을 보더니 “나이 들면 관절염이 생길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비단 이 한의원뿐만 아니라 기자가 취재한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휜다리를 갖고 있으면 나중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긴다’며 조속히 교정치료를 할 것을 부추겼다.
과연 사실일까? 전문가에 따르면 의학업계에서 검증된 관련 논문들을 모두 검토해봤을 때 관절염이 있는 무릎이 휜다리일 경우 이것이 관절염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가 그렇듯 단순히 휜다리면서 관절염이 없는 상태일 때에는 말이 달라진다. 휜다리가 훗날 관절염을 발생시키는 위험인자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휜다리 교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이론인 셈이다.
하지만 상당수 병원들은 기존의 정설을 무시한 채 버젓이 허위 광고를 남발하며 영업을 하고 있다. 이는 제2, 제3의 피해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제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
전문가가 말하는 휜다리 교정 허와 실
“외과 수술만이 방법”
“단순 교정 치료는 효과 없다. 오직 수술로만 완치가 가능하다.”
최근 휜다리 교정 실태를 두고 업계 ‘양심 있는’ 전문의들은 “이대로 가다간 환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입을 모은다. 대다수 병원과 마사지숍에서 이뤄지는 교정 치료는 전혀 효과가 없고, 오직 외과 수술로만 휜다리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의 정형외과 전문의로 인정받고 있는 분당차병원 이동훈 교수는 “휜다리 변형의 경우 수술만이 해결방법”이라며 “여타 병원 측에서 휜다리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는 고관절 변형 역시 이를 교정하려면 마사지나 단순한 스트레칭으론 불가능하다. 허벅지 뼈를 절골(잘라서)하고 돌려서 붙이는 외과 수술을 해야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휜다리의 경우 무릎관절 근처에서 하는 수술이므로 수술이 장기적으로 무릎관절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변형교정 및 무릎관절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재활의학과나 성형외과 병원에서 휜다리 교정치료용으로 적극 권장하고 있는 교정기계 ‘스타일렉스’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의료정보 검색엔진 ‘PubMed’에서 스타일렉스를 검색해보니 검색되는 논문이 단 한 개도 없었다”며 “이는 스타일렉스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국내 재활의학 학회지 등 어떠한 곳에서도 관련 논문이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스타일렉스가 교정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외과 수술만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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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기계 스타일렉스. |
최근 휜다리 교정 실태를 두고 업계 ‘양심 있는’ 전문의들은 “이대로 가다간 환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입을 모은다. 대다수 병원과 마사지숍에서 이뤄지는 교정 치료는 전혀 효과가 없고, 오직 외과 수술로만 휜다리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의 정형외과 전문의로 인정받고 있는 분당차병원 이동훈 교수는 “휜다리 변형의 경우 수술만이 해결방법”이라며 “여타 병원 측에서 휜다리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는 고관절 변형 역시 이를 교정하려면 마사지나 단순한 스트레칭으론 불가능하다. 허벅지 뼈를 절골(잘라서)하고 돌려서 붙이는 외과 수술을 해야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휜다리의 경우 무릎관절 근처에서 하는 수술이므로 수술이 장기적으로 무릎관절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변형교정 및 무릎관절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재활의학과나 성형외과 병원에서 휜다리 교정치료용으로 적극 권장하고 있는 교정기계 ‘스타일렉스’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의료정보 검색엔진 ‘PubMed’에서 스타일렉스를 검색해보니 검색되는 논문이 단 한 개도 없었다”며 “이는 스타일렉스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국내 재활의학 학회지 등 어떠한 곳에서도 관련 논문이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스타일렉스가 교정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휜다리 교정 사기 천태만상
기계 대여 해지하면 ‘수수료 폭탄’까지
최근 휜다리를 교정하려는 이들이 늘자 이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려는 사기성 치료기관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업계의 몇몇 관계자들은 “의사도 사기 치는 마당에 또 다른 사기꾼이 나타나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귀띔할 정도다.
고액을 호가하는 비용도 피해환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례로 모 교정기계로 한 달간 치료를 받기 위해선 검사비를 포함해 200만~300만 원 이상 고액의 진료비를 지불해야 한다. 만만찮은 비용 때문에 피해를 본 환자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
휜다리 환자 정 아무개 씨(28)는 휜다리 교정 치료에 대해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다”며 “최근 1년 동안 교정 치료에 쓴 돈만 해도 1800여 만 원이나 된다. 병원들이 추천하는 골반 교정과 휜다리 교정치료를 함께 받았다. 그런데 (교정을) 받을 당시에는 일자다리처럼 곧아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한두 달 이내에 원상 복귀됐다. 현재 교정 받기 전보다 아주 약간 나아진 정도지만 티도 잘 안날 뿐더러 이 정도 변하려고 그 비싼 돈을 들이고 힘들게 다녔나 싶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비슷한 피해를 겪은 박 아무개 씨(34) 역시 “교정치료를 할 때마다 병원 측에선 다리에 힘을 주고 서보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하면 웬만해선 종아리가 붙게 되고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허벅지 쪽은 도움이 될지 모르나 정작 중요한 종아리 휜 건 안 고쳐졌다”고 말했다.
교정 치료에 쓰이고 있는 교정기계를 두고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모 교정기계의 경우 ‘집에서 자주 써야 효과가 있고 비용 상 더 저렴하다’는 병원 측의 말만 믿고 기계를 임대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효과가 없을 뿐더러 가격도 만만찮다. 계약금과 월 임대료를 계산하면 3개월 임대 시 약 150만 원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용 도중 효과를 보지 못해 임대를 포기할 경우에는 고액의 중도해지수수료를 내야 한다.
교정기계를 임대했다가 돈만 날렸다는 강 아무개 씨(37)는 “웬만한 중고차 한 대 가격을 허공에 날린 것 같다. 병원 측이 정말 치료에 자신 있다면서 고액의 중도해지수수료 같은 것을 왜 책정해 놓았는지 의문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홍보용 ‘비포 앤 애프터’ 사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도 많았다. 한 교정전문 한의원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간호사 김 아무개 씨는 “일반적으로 병원에선 상담용이라면서 모든 방문 환자의 전신사진을 찍어 둔다. 한 번에 사진 2~3장을 촬영하는데 처음엔 그냥 찍고 두 번째는 환자로 하여금 엉덩이에 힘을 주고 다리를 딱 붙이게 한 다음 찍는다. 간혹 병원에서는 이 사진들을 버리지 않고 환자 얼굴만 삭제한 채 ‘교정 성공 사례’ 사진이라며 홍보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엉덩이에 힘을 주고 서면 자연히 일자다리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마치 교정 치료가 잘 된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홍보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를 넘은’ 병원들의 사기 행각에 정작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김]
기계 대여 해지하면 ‘수수료 폭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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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을 호가하는 비용도 피해환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례로 모 교정기계로 한 달간 치료를 받기 위해선 검사비를 포함해 200만~300만 원 이상 고액의 진료비를 지불해야 한다. 만만찮은 비용 때문에 피해를 본 환자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
휜다리 환자 정 아무개 씨(28)는 휜다리 교정 치료에 대해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다”며 “최근 1년 동안 교정 치료에 쓴 돈만 해도 1800여 만 원이나 된다. 병원들이 추천하는 골반 교정과 휜다리 교정치료를 함께 받았다. 그런데 (교정을) 받을 당시에는 일자다리처럼 곧아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한두 달 이내에 원상 복귀됐다. 현재 교정 받기 전보다 아주 약간 나아진 정도지만 티도 잘 안날 뿐더러 이 정도 변하려고 그 비싼 돈을 들이고 힘들게 다녔나 싶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비슷한 피해를 겪은 박 아무개 씨(34) 역시 “교정치료를 할 때마다 병원 측에선 다리에 힘을 주고 서보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하면 웬만해선 종아리가 붙게 되고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허벅지 쪽은 도움이 될지 모르나 정작 중요한 종아리 휜 건 안 고쳐졌다”고 말했다.
교정 치료에 쓰이고 있는 교정기계를 두고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모 교정기계의 경우 ‘집에서 자주 써야 효과가 있고 비용 상 더 저렴하다’는 병원 측의 말만 믿고 기계를 임대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효과가 없을 뿐더러 가격도 만만찮다. 계약금과 월 임대료를 계산하면 3개월 임대 시 약 150만 원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용 도중 효과를 보지 못해 임대를 포기할 경우에는 고액의 중도해지수수료를 내야 한다.
교정기계를 임대했다가 돈만 날렸다는 강 아무개 씨(37)는 “웬만한 중고차 한 대 가격을 허공에 날린 것 같다. 병원 측이 정말 치료에 자신 있다면서 고액의 중도해지수수료 같은 것을 왜 책정해 놓았는지 의문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홍보용 ‘비포 앤 애프터’ 사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도 많았다. 한 교정전문 한의원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간호사 김 아무개 씨는 “일반적으로 병원에선 상담용이라면서 모든 방문 환자의 전신사진을 찍어 둔다. 한 번에 사진 2~3장을 촬영하는데 처음엔 그냥 찍고 두 번째는 환자로 하여금 엉덩이에 힘을 주고 다리를 딱 붙이게 한 다음 찍는다. 간혹 병원에서는 이 사진들을 버리지 않고 환자 얼굴만 삭제한 채 ‘교정 성공 사례’ 사진이라며 홍보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엉덩이에 힘을 주고 서면 자연히 일자다리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마치 교정 치료가 잘 된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홍보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를 넘은’ 병원들의 사기 행각에 정작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