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1일 방송되는 KBS '생로병사의 비밀' 820회는 '제2의 삶 2편, 가장 아름다운 삶의 완성' 편으로 꾸며진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새싹이 자라고 꽃이 피고 분분한 낙화가 흩날린다. 인생의 흐름이 계절과 닮았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이 순간을 맞이할 것인가.
고통을 지나 또 한 번 피어나자는 봄날의 약속, 암 환우들이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는 순간 생전에 떠올려보는 나의 마지막 이야기.
한 사람의 삶은 가장 행복한 순간, 의미 있는 순간 그리고 마지막 순간으로 완성되어 오래도록 기억에 머무를 것이다.
유한한 인생, 존엄한 마무리로 향하는 필연 속에서 '삶'이라는 책 안에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적을 수 있을까. 봄을 환하게 밝히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배우 신애라 씨 목소리로 만나본다.
한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김영란 씨. 2년 전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난소암 4기를 진단받았다. 수술 후 표적치료제를 복용하며 건강을 회복한 영란 씨. 시한부 선고 당시 이별을 생각하며 마지막을 준비했던 그녀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성우 이경미 씨는 라디오 DJ로 활동한다. 목소리로 강원도의 아침을 여는 경미 씨가 암을 진단받은 일은 5년 전. 힘겨운 항암치료를 견딘 후 재발과 전이가 다시 찾아왔다. 이후 경미 씨는 글과 영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경미 씨 지인이자 암 환우인 홍현주 씨는 지난해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그리운 사람, 사무치게 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수첩에 써 내려갔다는 현주 씨. 벚꽃 만개하는 날 만나자던 두 사람의 약속,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현주 씨의 마음속에 귀를 기울여본다.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조진희 대표는 4년 전 암을 진단받은 후 암 관련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 '잘살고 있는' 암 환우를 만나고 싶었다는 진희 씨, 암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본 것이다.
조진희 대표와 함께 암 투병기를 담은 책을 펴낸 정혜욱, 유지현, 김영란 씨를 만나본다.
암 환우 세 사람이 한 스튜디오를 찾았다. 이들의 화려한 변신을 돕는 스태프들은 모두 암 환우 또는 암 환우의 가족이다.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가발을 벗고, 시니어 모델의 꿈을 품은 채 카메라 앞에 서보는 세 사람. 이들이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을 만난다.
가장 행복한 순간, 의미 있는 순간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앞의 생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마무리 앞에서 비로소 새 삶의 희망을 보았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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