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 나오는 소설 없나 ㅋㅋ
▲ 영화 <쩨쩨한 로맨스>의 한 장면. |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사용 초창기, 사이트들 중 과반수가 포르노 관련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당시 인터넷이 더 발달하면 포르노 사이트가 마구잡이로 생겨나 청소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오가스 박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년간 가장 방문자 수가 많은 전 세계 100만 개 웹사이트 중 성인사이트 수는 4만여 개에 그치고 있다. 겨우 4% 수준이다.
성적 소재나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도 전체 검색의 13% 정도에 머물고 있다. 즉 네티즌 대다수는 성인 콘텐츠를 찾는 것 이외의 목적으로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세계 어디건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유료 포르노사이트 이용률이 높다.
또한 인터넷 사용으로 세계인의 성적 호기심이 더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증명하는 자료가 성 관련 단어 상위 검색어 순위다. 10위권 안에 든 검색어 중 전체의 20% 넘는 단어는 하나도 없었다. 1위는 청소년(youth)인데 이마저도 13.5%에 불과했다. 이어서 2위 게이(4.7%), 3위 성인 여성(4.3%), 4위 가슴(4%), 5위는 바람피우는 아내(3.4%)였다. 6위와 7위는 전체 검색어 중 2% 정도로 각기 여성의 성기, 남성의 성기가 차지했다.
남성이 일반적으로 ‘젊고 마른 여성이 찍힌 포르노 등을 좋아할 것’이란 통념도 뒤집어졌다. 남성은 마른 여성보다 통통하거나 뚱뚱한 여성의 사진이나 영상을 3배나 더 많이 검색한다. 그런가 하면 나이 든 여성이나 트랜스섹슈얼 영상을 찾아보는 등 다양한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또 남성은 프로 포르노 배우보다 아마추어 배우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여성과 게이 남성은 이성 간 섹스건 동성 간 섹스건 상관없이 가벼운 SM 플레이를 즐겨본다. 검색에 자주 오르는 신체 부위는 가슴이 1순위고 엉덩이와 발이 2, 3위다.
한편 남녀 간 차이도 뚜렷하다. 현재 무료 사이트 등을 포함해 포르노사이트 이용자의 75%는 남성인데, 돈을 지불하고서 포르노를 보는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여성들은 영상보다는 성적인 이야기나 소설 등이 있는 사이트를 방문해 직접 에로틱한 소설을 쓰거나 읽는 것을 즐긴다. 읽고 난 뒤 댓글을 달며 다른 여성과 감상을 나누고 싶어 하는 점도 하나의 특징이다.
남성은 나이가 들어도 청년기에 가졌던 성적 취향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비해 여성은 변화무쌍한 편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성적 판타지가 전혀 예상치 못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계절만 바뀌어도 전에 관심을 보였던 영상에 흥미가 떨어져 전혀 성적 흥분을 느끼지 못한다.
최근 두드러진 현상도 있다. 여성은 남녀 간 섹스보다 게이가 등장하는 에로틱 포르노나 소설을 선호한다는 것. 대부분의 여성들은 게이 남성 둘이 벌이는 섹스 자체보다도 스토리에 관심을 보인다.
관련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앞으로 더욱더 ‘인간의 욕망이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가스 박사 연구팀은 “성 치료 전문상담사조차 잘 모르는 검색어가 등장하고 있다”며 “성적 취향이 다채로워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