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돌 이특도 한가인 미모에 ‘얼음’
집과 방송국을 바쁘게 오가는 연예인들에게 또 하나의 빼놓을 수 없는 하루 일과의 장소가 바로 미용실이다. 하루 스케줄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 공간. 게다가 바쁜 스케줄에 지친 연예인들에게 미용실은 때론 마음 편히 수다를 떨 수 있는 쉼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스타의 또 다른 대기실이라 불리는 미용실에서 벌어진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정리해본다.
미용실은 스타의 인맥이 형성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유호정 신애라 오연수 김남주 등이 예전부터 한 미용실을 다니며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음은 제법 알려진 이야기다. 일면식이 없던 연예인들도 부담 없이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미용실이다. 그러나 평소 이상형으로 흠모하던 연예인을 만나게 된다면 제 아무리 유명한 톱스타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 아니 전 세계를 호령하는 인기그룹 슈퍼주니어의 이특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밝혀온 한가인과 미용실에서 마주쳤던 일화를 잊을 수 없다. 데뷔 초 한가인과 같은 미용실을 이용했다는 이특. 그는 언젠간 마주치겠지 하는 생각으로 미용실을 갈 때마다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토록 고대하던 한가인과의 만남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고 급기야 이특은 자신의 전담 헤어디자이너에게 부탁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가인 씨가 오면 제게 전화 좀 주세요.” 미용실과 지근거리에서 숙소생활을 하던 이특은 오매불망 디자이너의 전화를 기다렸고, 결국 한가인이 미용실에 막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게 됐다.
멤버 강인과 함께 걸음아 나 살려라 부리나케 미용실로 달려간 이특. 어떻게 인사를 건네야하나 고민하던 중 일단 화장실로 대피한 이특은 이윽고 꿈에도 그리던 한가인과의 만남을 갖게 된다. 서로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면서 눈이 마주친 것. 얼굴이 빨개진 채 인사만 건네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는 이특은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일본 열도를 강타한 그룹 카라의 막내 강지영. 그는 쉽게 보기 힘들다는 정우성을 미용실에서 우연히 만나 부끄러워했던 소녀 같은 일화를 갖고 있다. 스케줄을 앞두고 미용실에 들른 카라의 멤버들. 그중 강지영은 민낯의 얼굴로 자신과 친한 헤어디자이너에게 먼저 인사를 하러 갔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선 영화배우 정우성이 머리를 말리고 있었던 것. 놀란 마음에 후배로서 인사를 해야겠다는 것도 잊은 채 머뭇거렸다는 강지영. 결국 정우성이 먼저 “이름이 뭐니?”라고 다정히 묻자 강지영은 “강지영이요!”라고 외치곤 도망을 쳤다고 한다. 한류 걸그룹의 멤버도 결국 정우성 앞에선 수줍은 여고생이 돼버리고 만 것. 당시의 기억에 대해 강지영은 “인사를 제대로 못해 죄송했지만 그날 이후로도 ‘그분’을 통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꿈에도 그리던 이상형과의 만남을 이뤘으나 이로 인해 미용실을 옮겨야 했던 가슴 아픈 스토리도 있다. 팬클럽까지 가입하는 등 공개적으로 이상형이 강동원이라고 밝혔던 장나라. 그는 강동원에 대한 진심 어린 흠모의 마음을 각종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런 그가 강동원과 미용실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참으로 눈물겹다.
하루는 노 메이크업에 잔뜩 부은 얼굴로 머리를 말리고 있던 장나라. 그런 그에게 키 크고 훤칠한 이가 다가와 불쑥 인사를 건넸으니 그는 다름 아닌 강동원이었다. 늘 이상형이라고 말해왔던 그가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다니…. 그러나 행복은 잠시였다. 장나라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마치 잔뜩 굶주린 괴물과 같은 모습으로 강동원과 첫 인사를 나눈 것이다. 이날 이후 장나라는 자신의 단골 미용실을 옮겼다고 한다.
밤샘 촬영이 잦은 연기자들을 위해 미용실은 24시간 대기 중이어야 한다. 때문에 미용실 스태프들의 노고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들이 꼽는 대표적인 매너 연예인은 채시라다. 드라마에 임하는 동안은 대본만 내려 보며 무뚝뚝한 모습을 보이지만 작품이 끝나면 자신을 위해 밤잠을 포기해야 했던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선물을 주며 정성껏 답례하는 게 그의 오랜 습관이라고.
반면 업계에서 손꼽히는 진상연예인은 인기그룹 출신 가수 A가 꼽힌다. 그는 한때 정상의 인기를 누리며 전액협찬이라는 특전을 누리며 미용실을 다녔지만 이제는 예전 같지 않은 인기로 전액 협찬은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년의 버릇을 못 버린 채 갖은 협찬 요구로 기피 연예인 1호가 돼버렸다. 심지어 A는 공식 연예계 일정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만남 등의 사적인 용도로도 미용실 협찬을 받으려 한다는 것. 하는 수 없이 협찬을 해줬지만 ‘소개팅 가는 길이니 메이크업을 살짝 해달라’ ‘클럽 가니 머리 좀 펴달라’ 등 황당 요구에 미용실 관계자들은 매번 아연실색한다는 후문이다.
미용실을 찾지 않는 스타들도 있다. 특히 가수 싸이는 자신의 머리는 자신이 직접 만지는 원칙주의자다. 그러다 보니 싸이는 특수분장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미용실 출입이 거의 없는 스타다. 헤어스타일 또한 초등학교 시절 동네 미용실에서 발라준 무스에 홀딱 반해 지금까지 무스만 고집한다고 한다. 데뷔 초 미용실에 몇 차례 들르긴 했지만 자신만의 각도와 결이 있기 때문에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공연을 앞두고 무스로 발라 세우는 자신만의 앞머리 각도는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탤런트 류시원은 연예인 가운데 몇 안 되는 이발소 출신(?) 연예인이다. 그는 데뷔 후에도 오랜 기간 미용실이 아닌 동네 이발소를 다녔다. 연예인 류시원의 이미지는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미용실에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인간 류시원은 어떻게 남자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냐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남자는 남자답게 이발소에서 짧게 자르는 것이 최고라며 반포 소재의 단골 이발소를 고집했다는 후문. 그러다 보니 드라마 <느낌> 등에서 선보여 인기를 끌었던 류시원의 헤어스타일 가운데 상당수가 바로 그 이발소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인기가 높아질수록 이발소에서 우연히 만난 팬들의 지나치게 열렬한 반응이었다. 머리를 관리받기 힘들 만큼 관심이 뜨거워지자 결국 고집을 꺾고 미용실을 다니게 됐다고 한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