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미끄러져 1천3백억 날렸다
▲ 지난 2월21일 제임스 피터 소버린자산운용 대표(가운데) 등이 ㈜LG와 LG전자 지분을 매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 ||
그러나 소버린은 국내 증시에서 한 달 만에 기회비용 1천3백억원을 날리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만약 소버린이 지난 7월 SK 주식을 매각했을 당시 LG 주식까지 처분했더라면 LG 주식을 통해 8백억원 시세차익을 벌어들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소버린은 ㈜LG 지분 7%와 LG전자 지분 7.2%를 매입했다. 소버린이 지속적으로 SK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을 공격했던 반면 ㈜LG와 LG전자 두 회사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각각 51.5%, 36.1%에 달해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은 초래되지 않았다. 그러나 LG 지분 보유를 통해 소버린은 적지 않은 평가익을 올리고 있었다.
소버린이 SK 지분을 모두 처분한 직후인 7월21일 기준으로 볼 때 ㈜LG의 주가는 2만8천3백원이었며 LG전자 주가는 6만5천9백원이었다. 소버린이 이들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지난 2월 당시 ㈜LG 주가는 1만9천4백50원이었으며 LG전자 주가는 6만9천5백원이었다(2월1일 기준). ㈜LG 주가는 치솟은 반면 LG전자 주가는 다소 주춤한 셈이다.
금감원을 통해 공개된 ㈜LG의 보통주식 총수는 약 1억7천만 주며 LG전자 보통주식 총수는 약 1억4천만 주다. 소버린은 ㈜LG 주식 7%를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약 1천2백만 주를 갖고 있었던 셈이며 LG전자 주식 7.2%를 보유해 약 1천만 주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소버린은 ㈜LG 주식을 통해 7월 중순까지 제법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LG 주식을 매집할 당시 소버린이 소요한 비용은 약 2천3백억원으로 추산된다(2월1일 기준). 소버린이 갖고있던 ㈜LG 지분의 시가총액은 7월21일 기준으로 3천4백억원에 이른다. 지분 매입 이후 6개월간 약 1천1백억원의 평가익을 올렸던 셈이다.
반면 LG전자 주가는 하락해 소버린측에 손실을 입혔다. 위㈜LG 지분 케이스와 같은 방식으로 환산하면 소버린이 LG전자 지분 매입에 투자한 금액은 약 7천억원으로 볼 수 있으며 7월21일 기준으로 소버린이 보유한 LG전자 지분의 시가총액은 약 6천7백억원으로 환산된다. 즉, 지분 매입 이후 6개월간 LG전자 주식을 통해 3백억원가량의 평가손을 입었던 셈이다.
두 회사 주가변동 사항을 모두 고려해 환산하면 소버린은 지난 2월 LG 계열사 지분 확보 이후 약 6개월간 8백억원가량의 평가익을 올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SK주식 보유를 통해 확보한 8천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SK 주가가 한때 곤두박질 쳤던 것에 비해 LG 주가는 안정적 리듬을 타 왔고 외국인 보유 지분이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소버린의 8백억원 평가익 발생은 단시간 내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그러나 ㈜LG 주가는 지난 7월27일 2만8천7백50원을 최고점으로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8월25일 현재 ㈜LG 주가는 2만4천9백50원이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5월31일 7만3천2백원 이후로 하강하기 시작해 8월25일 현재 6만2천8백원을 기록중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양사 주가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소버린이 LG 주식을 서둘러 매각한 배경으로 꼽힌다.
소버린이 LG 계열사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은 지난 8월23일의 일이다. 만약 소버린이 한 달 전 SK 주식을 처분할 당시 LG 주식마저 팔아치웠더라면 8백억원의 이익을 얻을 뻔했지만 결국 5백억원 손해를 입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LG 주식 매각 시점을 한달 미룬 것이 결국 ‘기회비용’ 1천3백억원 손해라는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