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료 잔금 지급 X” vs “김희재, 콘서트 참여 의사 X”…계약의무불이행, 누가 먼저?
지난 24일 김희재의 소속사 스카이이앤엠은 모코.ent가 서울 공연 2회(7월 9일, 7월 10일), 부산 공연 2회(7월 23일, 7월 24일), 광주 공연 2회(7월 30일, 7월 31일), 창원 공연 2회(8월 6일, 8월 7일)까지 총 8회 공연 중 5회 공연에 대한 출연료를 가수에게 지급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에도 납기일까지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내용증명을 통해 모코.ent 측에 지급이행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아티스트의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함에 따라 결국 소송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스카이이앤엠 측의 주장이다. 스카이이앤엠은 "(김희재의) 첫 정규 앨범 발표 시점과 맞물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팬 분들께 송구하다"며 "가수 김희재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모코.ent 측은 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않은 쪽은 스카이이앤엠과 김희재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저녁 공식입장을 낸 모코.ent는 "총 3회분의 출연료(7월 9일, 10일, 23일 공연분)를 이미 지난 1월에 스카이앤엠 측에 선지급했다. 그러나 김희재 측은 아티스트 본인 이름을 걸고 하는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단 한 차례도 연습에 참여하지 않았고, 콘서트 준비를 위한 음원 제공 및 홍보에 비협조적이었으며 모코.ent의 거듭된 요청에도 12일째 연락두절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카이이앤엠이 출연료 5회분도 선지급하라는 내용은 계약상 명시가 돼 있는 것이 맞다. 티켓 판매가 열리기 하루 전인 5월 29일까지 5회분을 지급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 내용은 6월 13일 스카이이앤엠 측이 발송한 내용증명을 통해 뒤늦게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모코.ent는 내용증명을 통해 '5회분을 지급할 테니 성의있는 연습 참여와 곡(김희재와 스카이이앤엠에서 보유한 리스트)을 전달해 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드렸으나 단 한곡도 받지 못해 편곡팀이 2주 동안 밤을 새워 곡을 만들고 있다"며 "3회분 출연료 지급 후 아티스트의 홍보 불참 및 진행 비협조에도 묵묵히 콘서트를 준비해 온 저희와 이미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콘서트 연습 합류와 공연진행에 협조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스카이이앤엠 측은 지난 13일에 잔금 지급을 요구하는 1차 내용증명을 보냈고, 20일 계약 해제 통보문을 보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주었음에도 모코.ent 측으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한 것이 계약상 중대한 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계약해지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는 것이 이쪽의 주장인 셈이다.
모코.ent 측은 선지급한 3회분 공연에 대한 계약상 협조 의무를 다할 것과 향후 5회분 출연료 지급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후 양측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스카이이앤엠 측이 결국 지난 27일 언론을 통한 계약해지 공식입장을 내게 된 것이 이 사건의 전말이다.
다만 어느 쪽에 계약 해지의 귀책 사유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스카이이앤엠 측은 계약상 의무인 잔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중대한 계약 위반 사유라며 모코.ent 측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 모코.ent 측은 잔금이 지급되기 위해서는 스카이이앤엠과 또 다른 계약 당사자인 김희재가 콘서트의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 맡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의사를 전혀 비치지 않아 콘서트 진행 자체가 불투명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스카이이앤엠과 김희재의 계약당사자로서 신의칙에 따른 의무 이행이 모코.ent의 잔금 지급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출연료 잔금 지급 조항을 알게 된 시점이 6월 13일이라고 쳐도, 당장 3주 가량 남은 콘서트를 앞두고 단 한 차례도 연습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애초에 스카이이앤엠과 김희재가 이 콘서트에 미련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전에 김희재의 팬덤 희랑별이 모코.ent에 대한 콘서트 기획 미흡 등 부정적인 여론을 중심으로 뭉쳐 콘서트 보이콧 성명서를 낸 바 있다"며 "특히 가수들은 팬덤을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스카이이앤엠 측에서 보기엔 콘서트를 강행해 팬들 여론에 반하기 보단 지금 불거진 갈등을 기화로 기획 자체를 엎자는 게 아닌가 싶다"고 귀띔했다.
한편 김희재의 공연을 준비하던 스태프 일동도 호소문을 냈다. 28일 180명의 김희재 콘서트 스태프 일동은 "저희는 김희재 님과 스카이이앤엠과 두 번의 회의를 통해 김희재님과 논의된 큐시트를 확정하고 모든 준비에 돌입 후 스카이이앤엠 본부장이 스케줄을 주기만 기다렸다"며 "김희재 님은 음반 활동과 콘서트의 병행에 대해 우려하는 저희 스태프들에게 '죽어도 좋습니다. 모든 스케줄을 소화할 테니 무조건 주세요' 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고 이에 저희도 김희재 님과 함께 꿈꾸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각자 자리에서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6월 27일 날벼락같은 보도문을 보고 모두들 혼돈 속에 하루를 보냈다. 꼼꼼히 많은 것을 준비한 김희재님의 의견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모코.ent와 스카이이앤엠 간에 오해가 있다면 빠르게 풀어주시고 스태프들을 위해서라도 음원제공과 연습일정(안무, 합주, 편곡)을 지금이라도 주셔서 콘서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