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선더’ 끝까지 근성 발휘, ‘라온더하이맨’ 기본기 갖춘 신예, ‘슈퍼크랙’ 기대 이상의 선전
#아르고공주(국6·암)
아르고공주는 현재 19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8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 22조 안병기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7월 23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6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선행을 시도했지만, 안쪽의 2번 슈프림스타, 4번 달금, 5번 백두멋쟁이가 강하게 밀고 나와 외곽 선입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이후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4코너에서는 선두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직선 주로에 들어섰다. 막판 결승선에서도 전혀 탄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근성을 발휘했다.
결과는 3위에 그쳤지만, 경주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막판 폭발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우승한 고스트울프, 선행으로 끝까지 버티며 2위를 기록한 슈프림스타가 워낙 잘 뛰었기에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으로 평가된다.
초반에 보여준 의외의 순발력, 중반에 무리한 외곽 선두권 전개, 막판에 보여준 근성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유는 데뷔전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못한 채 15마신 차로 꼴찌를 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서울과 부산을 통틀어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마필임에 틀림없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테이크차지인디는 2년 정도 짧게 씨수말 생활을 하고 본국으로 돌아갔음에도 현재 씨수말 순위 6위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모마 중앙공주는 메니피의 자마로 현역 시절 2군까지 올라간 능력마였다.
데뷔전보다 체중도 12kg 늘어나며 485kg이 되었고, 순발력과 뒷심 등 모든 면에서 급격한 전력 향상을 보였기에 현군에서는 언제든지 입상 후보로 손색없을 듯하다.
#플래시선더(국5·수)
플래시선더는 작년 다승왕에 올랐고, 올해는 26승으로 다승 3위를 기록 중인 서울 1조 박종곤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7월 23일 5군 승군전에서 4위에 그쳤으나, 좋은 내용을 보였기에 다음에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1200m 9번 게이트에서 좋은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안쪽의 2번 걸작드림과 8번 캐시백이 상당한 스피드로 치고 나오자 선행을 포기하고 외곽 선입 작전으로 맞섰다. 이후에도 외곽에서 2위를 유지하다가 4코너를 돌아설 때 스피드를 올리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막판 결승선에서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4위로 무너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200m를 남겨두고 뒷말들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기세가 꺾였음에도 막판까지 근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우승마와 차이도 2마신에 불과했고, LF(막판200m)도 13초 3으로 나쁘지 않았다. 대부분 선행마가 한번 덜미를 잡히면 현격하게 무너진다. 소위 ‘땅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플래시선더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승선 200m를 남겨두고 이미 뒷말들에게 역전을 허용했음에도 끝까지 근성을 발휘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혈통적으로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콩코드포인트는 작년 씨수말 순위 19위에서 올해는 현재 8위에 오르며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마 아테나선더는 데뷔전부터 3연승을 이어가다 부상으로 아쉽게 은퇴한 능력마였다.
490kg대의 좋은 체구와 혈통을 지닌 수말이고, 기본적인 스피드와 근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돼 5군에서는 최강 편성만 피한다면 언제든지 입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온더하이맨(국6·수)
라온더하이맨은 앞서 소개한 플래시선더의 1조 박종곤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7월 23일 데뷔전에서 뛰어난 경주력을 선보이며 여유 있게 2위를 기록한 신예 기대주로, 앞으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1000m 6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임기원 기수가 선행을 시도했지만, 안쪽의 2번 두손클래식이 더 빠른 순발력으로 밀고 나와 선입 작전으로 변경했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려는 순간, 인기 1위 자이언트펀치가 번개 같은 추입으로 날아오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우승을 코앞에서 놓치고 2위에 그쳤지만, 경주력만큼은 대단히 뛰어났다. 기록도 1분 00초 6으로 전날 2세마 1000m 우승 기록(1분 02초 2)보다 1초 6이나 빨랐다. 초반에 보여준 순발력, 4코너를 자연스럽게 도는 코너링, 막판에 보여준 추입력 등 경주마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를 모두 겸비한 모습이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머스킷맨은 조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최고의 씨수말이다. 현재 순위는 3위에 머물고 있지만, 승률(21.7%)과 복승률(37.6%)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자마들의 출전 횟수당 평균 상금과 출전 두당 평균 상금에서도 단연 1위에 올라있다. 대상경주를 휩쓸고 있는 위너스맨과 라온퍼스트가 대표적인 자마들이다. 모마 선샷은 현역 시절 1군까지 진출한 뛰어난 능력마였다.
480kg대의 좋은 체구와 혈통을 타고난 수말이고, 스피드와 추입력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신흥 명문 박종곤 마방의 새로운 기대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크랙(국6·수)
슈퍼크랙은 부산 9조 양귀선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7월 22일 일곱 번째 경주 만에 처음으로 2위에 입상하며 뚜렷한 변화를 보였기에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6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 이후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외곽에서 선입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큰 변화 없이 외곽 질주로 일관했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다실바의 인기 1위 쌕쌕이에게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것만은 분명했다. 차이도 1마신에 불과했고, 막판 끝 걸음이 대단히 좋았기 때문이다.
이전 경주에서는 우승마와 8마신의 큰 차이를 보이며 5위에 그쳤고, 별다른 존재감도 없었다. 그 전 경주에서도 비슷한 경주력으로 6위를 기록했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완벽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첫 입상에 성공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가 토우트라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현재 씨수말 순위 47위에 머물고 있는 비주류 혈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마 화이트헤븐은 상당히 좋다. 두 살 형인 바베어리언은 현재 1군에서도 강자급으로 통하고 있는 뛰어난 능력마다.
그동안 보여준 능력은 별 게 없었지만, 이번 경주를 통해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모계 혈통이 좋다는 점에서 6군은 쉽게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