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2위 이혁 기수 데뷔 이후 최고 성적…송문길 조교사 1위 탈환, 리카디 조교사 깜짝 2위
#기수 부문
기수 부문 다승 1위는 이번에도 문세영이었다. 총 42승을 올리며 2위 이혁 기수를 12승 차이로 크게 따돌리고 압도적 1위에 올랐다. 2위 24회, 3위 19회를 거두며 승률 31.3%, 복승률 49.3%, 연승률 63.4%로 전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기승 정지 횟수도 많았고, 부산 원정도 잦았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한 기록임에 틀림없다.
대상경주에서도 우승을 거두며 내용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4월 24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일보배(GIII) 대상경주에서 어마어마(미·수)에 기승해 강력한 우승 후보 라온더파이터를 따돌리고 깜짝 우승을 거뒀다. 이외에 부산광역시장배(GII)에서 심장의고동으로 2위, 스포츠조선배에서 치프인디로 3위, 스포츠서울배에서 아스펜태양으로 3위를 거두는 등 여러 차례 대상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존재감을 알렸다.
다승 2위는 30승을 거둔 이혁 기수가 차지했다. 작년 8위에서 무려 여섯 계단이나 뛰어오르며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총 218회 출전해서 우승 30회, 2위 28회, 3위 18회에 승률 13.8%, 복승률 26.6%, 연승률 34.9%를 기록하며 12년간 쌓아온 자신의 통산 성적(9.0/17.0/25.2)을 크게 상회하는 성적을 올렸다. 지난번 1분기 결산에서 밝힌 대로 이대로만 간다면 올해는 커리어하이 시즌이 유력하다.
데뷔 초에는 선행마만 잘 타는 기수였다. 스타트 능력이 워낙 뛰어나 선행마에 기승했을 때 유독 성적이 좋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추입형 마필에 기승해서도 탁월한 기승술을 발휘하며 여러 차례 배당을 터트렸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6월 18일 4경주에서 인기 8위 태양타고에 기승해 막판 번개 같은 추입으로 2위에 입상하며 복승 174.2배, 삼복 266.9배, 삼쌍 2499.0배의 초고배당을 터트린 바 있다. 개인적으로 문세영의 대를 이을 후계자로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18년 문화일보배(레이먼드) 우승 이후 대상경주 우승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형마를 만나지 못해 대상경주와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하반기에는 좋은 말에 기승해 꼭 대상경주 타이틀을 거머쥐기 바란다.
다승 3위는 김용근이 차지했다. 이혁 기수와 같은 30승을 올렸지만, 2위 횟수에서 밀렸다. 총 203회 출전해서 우승 30회, 2위 20회, 3위 13회를 거두며 승률 14.8%, 복승률 24.6%, 연승률 37.4%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6위에 그치며 살짝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올해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혁 기수와 마찬가지로 대상경주 우승이 없다는 것이다. 이혁은 이렇다 할 마필에 기승하지 못했다는 핑곗거리가 있지만 김용근은 그렇지 못하다. 행복왕자라는 강력한 우승 후보에 기승하고도 우승에 실패했기에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작년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경주마’에 올랐는데, 올해는 두 차례 대상경주에서 2위와 9위에 그치며 팬들에게 실망을 주고 말았다. 행복왕자의 잠재력이 워낙 뛰어나다는 것을 알기에 다음 대상경주에서는 설욕전을 기대해 본다.
4위는 27승을 올린 안토니오가 차지했다. 작년에도 총 45승을 올리며 4위로 마감했는데, 올해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4위를 유지, 외국 용병 중에서는 최고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5위는 26승을 거둔 장추열 기수다. 1분기에는 2위를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출발을 보였다가, 4월(2승)과 5월(3승) 다소 부진한 사이에 이혁, 김용근, 안토니오의 분전을 보며 5위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6월 경주에서 15.2%의 높은 승률도 5승을 챙기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 앞으로 치열한 2위 싸움을 예고했다.
나머지 기수 중에서는 임다빈, 김태희, 김아현이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렸다. 임다빈은 총 18승을 올리며 작년 16위에서 8위로 급상승했다. 마사고를 졸업했고 168cm의 큰 키에 뛰어난 운동 능력을 지닌 데다 습득 능력이 빨라 경주 경험이 쌓이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많은 남성 팬을 보유하고 있는 김태희는 작년에 1승(37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14승을 올리며 다승 16위까지 올랐다. 임다빈과 마찬가지로 경주 경험이 쌓이면서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1년 선배인 김아현도 10승을 올리며 작년 27위에서 20위로 상승했다. 최근 경주 모습을 보면 가장 저평가된 기수라는 생각이다. 스타트 능력, 과감한 레이스 운영, 자신감, 막판 추진력 등등 웬만한 남자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교사 부문
다승 1위는 23승을 올린 송문길 조교사가 차지했다. 작년에 4위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당당히 1위에 올라서며 최고 명문 마방임을 입증했다. 총 163회 출전해서 우승 23회, 2위 13회, 3위 18회를 거두며 승률 14.1%, 복승률 22.1%, 연승률 33.1%를 기록했다.
중요한 점은 최근에 마방 분위기가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1분기 결산에서는 5위(9승)에 머물렀다. 특히 2월에는 승률 5%로 1승에 그치며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4월에 승률 23.1%로 6승을 거두며 급반전에 성공했고, 5월 14.8%로 4승, 6월 15.4%로 4승을 거두며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라피도아레스, 온리위너, 스마트전사 등이 부진에서 탈피하며 우승했고, 마방의 기둥마 어마어마를 비롯해 월드레이서, 파워박스, 퍼플케이 등 기대주들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우승 행진에 동참했다. 워낙 좋은 자원이 많고, 최고의 조교사에 마방의 관리 시스템도 뛰어나 앞으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2위는 22승을 올린 리카디 조교사가 차지했다. 2017년 11월 개업 이후 매년 중위권에 머무르며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기에 2위라는 성적은 매우 낯설다.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총 109회 출전해서 우승 22회, 2위 19회, 3위 9회를 기록하며 승률 20.2%로 전체 1위, 복승률도 37.6%로 1위, 연승률도 45.9%로 1위를 기록하며 전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4년간 쌓아온 자신의 통산 성적(12.3/26.4/37.5)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정말 보고도 믿기 어려운 기록들이다.
미라클도터, 트로팅라일리, 블랙마스크 등 능력 있는 신예들이 여러 두 도입되었고, 남산시대, 남산의별, 조이브라더 등 기존의 기대주들도 마방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2위의 원동력으로 보인다.
3위는 21승을 기록한 정호익 조교사다. 총 192회 출전에 우승 21회, 2위 22회, 3위 14회를 기록하며 승률 10.9%, 복승률 20.2%, 연승률 29.7%로 자신이 통산 성적과 거의 비슷했다. 아쉬운 점은 1분기에 15승으로 1위에 올랐다가, 최근에 주춤하며 3위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승률도 16%에서 9%로 떨어졌고, 승수도 절반으로 줄면서 마방 분위기도 다소 침체된 듯하다. 하지만 작년(8위)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좋은 성적이고, 기둥마인 승부사와 소울메리트가 건재한 데다 원평시리즈와 문학시리즈 등 기대주들이 많다는 점에서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4위는 19승을 올린 김동균, 5위는 같은 19승이지만 2위에서 밀린 박종곤 조교사다. 박종곤은 작년에 46승으로 생애 처음 다승왕에 올랐다. 올해는 현재 5위까지 밀려났지만, 벌써 대상경주에서 라온퍼스트로 3승이나 거뒀고, 라온더파이터를 비롯한 라온시리즈가 건재해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