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지면 위험신호 반드시 초기에 잡아라
▲ 탈모는 유전이라서 치료가 불가능할까. 전문의들은 초·중기라면 약물로 충분히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올해 초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09년 기준으로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의 48.4%가 20~30대 젊은층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창권 교수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에서 2010년까지 가장 흔한 탈모 원인인 안드로겐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218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 환자의 평균 발병 시기가 2006년 34.1세에서 2010년 31.6세로 낮아졌다.
그렇다면 탈모가 나타날 때 보통 어떻게 대처할까.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일본 등 6개국 탈모 남성들을 대상으로 의학적 탈모치료 전 평균 자가탈모치료 횟수를 조사한 결과가 재미있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평균 자가탈모치료 횟수는 6개국 중 가장 많은 4.2회였다. 2.1회로 자가탈모치료 횟수가 가장 낮은 프랑스와 비교하면 2배나 차이가 난다. 더욱이 한국인 응답자 중 37%는 병원을 찾기 전에 이미 5회 이상 자가탈모치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이 시도하는 자가탈모치료 방법으로는 탈모방지 샴푸나 한약, 녹찻물, 한약재 등 자가치료가 88%로 높았다. 반면 의학적으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탈모치료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28%로 낮았다고 한다.
# 초·중기에는 약물로 효과
탈모 하면 유전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자신의 상태에 맞게 치료한다면 탈모는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 탈모 증상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탈모의 종류와 정도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약물치료 시기를 놓쳐 탈모증상이 심해진 경우에는 모발이식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최광호 초이스최광호피부과 원장도 “자가탈모치료에 의지하는 사이에 치료효과가 높은 증상 초기에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놓치는 겨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흔히 말하는 대머리 즉, 남성형 탈모증은 한번 시작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하지만 초기에 탈모 방지, 발모효과가 있는 약물치료를 하면 효과가 있다. 때문에 머리카락이 점점 얇아진다거나 조금씩 빠지는 등 탈모 전조증상이 의심될 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초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를 하면 탈모 진행을 막을 수 있지만, 심해져 모낭이 완전히 손상되면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남성형 탈모는 몸속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라는 물질에 유전적으로 민감한 경우에 발생한다. DHT는 모발이 자라는 기간을 단축시키고 모낭을 위축, 굵고 튼튼한 성모의 수를 줄여 탈모를 일으킨다.
현재 탈모 치료제로는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제제가 나와 있다. 프로페시아는 미국 FDA에서 경구용 탈모치료제로 유일하게 승인 받은 탈모치료제다. 실제 5년 동안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남성 탈모 환자들 중 90%에서 탈모 진행이 멈추는 효과가 나타났고, 70%에서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났다고 한다. 미녹시딜제제는 탈모 부위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발모를 돕는 효과가 있다. 만약 미녹시딜을 바른 후 가렵거나 따갑고 습진, 다른 부위의 다모증 등이 있을 때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여성들에게 심하게 탈모가 진행될 때에는 전신 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호르몬 이상 없이 탈모가 나타나지만 일부에서는 내분비 기관 즉, 부신이나 난소의 비정상 과다 분비나 남성 호르몬 작용이 있는 약물 복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밖에 빈혈, 갑상선기능 결핍증, 전신 쇠약 등으로 대머리가 생기기도 하므로 병원을 찾는다.
# 겨울철 탈모예방 수칙은?
겨울철이 되면 차갑고 건조한 바람으로 두피가 예민해져 탈모 관리가 어려운 데다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늘어 탈모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가 최근에 발표한 겨울철 탈모예방과 치료를 위한 수칙이다.
▲린스와 트리트먼트는 모발 끝에만!=건조한 겨울은 비듬과 각질이 잘 생겨 항상 두피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샴푸는 심한 지성두피가 아니라면 하루에 한 번, 아침보다는 저녁에 하는 게 좋다. 머리를 감고 나서는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야 한다. 샴푸에 들어 있는 합성계면활성제 성분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린스와 트리트먼트 역시 잘 헹궈내지 않으면 모낭을 막아 오히려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적당량을 두피까지 바르지 말고 머리카락 뿌리 끝에만 살짝 발라 미지근한 물로 여러 차례 씻어내는 게 요령이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피한다=탈모로 고생하는 경우에는 술,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와 흡연은 탈모 진행을 더욱 부추기는 요소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모근의 피지분비가 늘어나고 몸속에 있는 항산화물질을 파괴하면서 두피가 노화, 탈모가 촉진된다.
4700여 가지 담배의 유해성분 중 하나인 니코틴은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런 혈관의 수축은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게 반복되면 모발에 혈액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모발이 가늘어지고 약해질 수 있다.
▲모자는 밖에서만 쓴다=실내에서 모자를 오랜 시간 쓰면 머리에 땀이 나거나 습기가 찰 수 있어 두피건강에 해롭다. 하지만 실외에서는 모자를 써 차가운 바람과 자외선으로부터 두피와 모발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또 모자를 자주 쓰는 경우 모자의 청결 상태를 잘 체크한다.
▲과도한 찜질을 피한다=찜질방이나 사우나에 자주 가는 사람은 잘못하면 모발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갑자기 온도가 높은 곳에 들어가면 두피의 모공이 커지면서 피지 분비가 왕성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모발의 수분이 날아가 두피와 모발이 약해진다. 찜질방, 사우나에 들어갈 때는 머리를 감지 않은 상태에서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감싼 채 찜질방에 들어가면 두피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머리카락의 큐티클층이 손상될 수 있다.
▲드라이어 사용 줄이고, 고무·나무 손잡이 빗으로!=정전기도 모발을 손상시키는데, 겨울은 평소보다 정전기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정전기 때문에 모발이 상하는 것을 막으려면 젖은 머리를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드라이어로 말릴 때는 모발이 부분적으로 뜨겁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발에서 25∼30㎝ 정도 떨어져야 한다. 머리를 손질할 때는 모발에 물기를 준 다음 헤어로션 등을 사용한다.
빗은 손잡이나 몸통이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보다는 고무나 나무 손잡이인 것으로 고른다. 빗의 정전기도 두피를 민감하게 하고, 머리카락을 엉키게 해 탈모 유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끝이 둥근 빗을 사용해 양 귀 옆부터 시작해 정수리를 향해 위로 올려 빗는 것이 좋다. 민감한 효소들이 몰려있는 정수리 부분에서 시작하게 되면 탈모를 촉진할 수 있는 피지가 많이 분비될 수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대한피부과의사회, 최광호 초이스최광호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