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나는 상사 ‘부셔버릴꺼야’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질병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조사에 따르면 성인 4명 중 1명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스트레스가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지만 생활 패턴상 피할 방법은 많지 않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상사의 업무 압박, 동료와의 경쟁 등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적절하게 풀 곳이 없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스트레스 해소 도우미로 나섰다.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 선보인 ‘부셔버릴꺼야’가 바로 그것. 스트레스 대상을 3차원 입체 캐릭터로 만든 후 마음껏 괴롭히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해당 앱은 ‘부셔버릴꺼야’, ‘먹어버릴꺼야’ 등 네 가지 메뉴로 구성됐다. 부셔버릴꺼야를 선택하면 먼저 스트레스 해소 대상이 될 ‘무스토이’(無’s toy) 캐릭터의 성별을 결정하게 된다. 이후에는 자신을 압박하는 사람과 최대한 비슷하게 꾸미면 되는데, 직접 색연필로 얼굴을 그려도 되고 미운 사람의 사진을 넣을 수도 있다.
무스토이를 완성한 다음에는 힘껏 던져 깨부순다. 물론 진짜로 스마트폰을 내던지라는 얘기는 아니다. 스트레스를 가득 담아 폰을 던지는 시늉만 하면 무스토이가 날아가 벽에 부딪쳐 산산조각 난다. 처참하게 부서진 무스토이의 얼굴이 왠지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먹어버릴꺼야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후 출출해졌을 때를 위한 기능이다. 슬롯머신처럼 다양한 메뉴가 돌아가는 가운데 무스토이의 배꼽을 누르면 맛있는 음식을 추천해준다. 식사할 때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음식마다 적혀있는 칼로리 정보는 덤이다.
사실 무스토이는 서울 홍대 부근 카페 이름이자 그곳에서 만들 수 있는 도기 인형이다. 스트레스 요인이 곳곳에 널려있는 요즘,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좋겠지만 가끔씩 스마트폰 앱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