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전문가들 정면승부
지난 14일 S&T중공업의 최평규 회장은 8월부터 꾸준히 세양선박의 주식을 매수해 지분 18.14%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세양선박의 최대주주인 쎄븐마운틴해운의 20.49%보다 낮은 지분이지만 쎄븐마운틴해운이 지분 중 4.3%를 농협에 담보로 맡겨놓은 상태여서 사실상 최 회장이 이사진을 파견하는 등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단순한 투자목적”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에 쎄븐마운틴그룹의 임병석 회장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또 1천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권한을 잇따라 행사했다. 또 농협의 채무를 해결해 신탁담보주식 4백50만주(4.3%)에 대한 의결권을 되찾았다.
최 회장은 세양선박의 대응에 대해 “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은 사업의 필요성이나 기술개발에 투자되어야 하는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를 이용하는 것은 상법 위반”이라며 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S&T를 발판 삼아 지난 2003년 통일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도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주)STX지분을 9.94%까지 사들인 뒤 M&A설이 퍼지며 주가가 뛰자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바 있다.
한편 임병석 회장의 쎄븐마운틴그룹도 쎄븐마운틴해운을 토대로 세양선박, 우방, 진도 등을 인수하면서 성장을 거듭한 곳이다. 이번 접전은 M&A 전문가들끼리의 한판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