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유해진·다니엘 헤니가 그린 삼각지대에 ‘빌런’ 진선규가 날린 묵직한 포탄까지…놓칠 틈 없는 129분
780만 관객을 동원했던 ‘공조’(2017)의 5년 만의 후속작으로 오는 9월 7일 개봉을 앞둔 ‘공조2: 인터내셔날’은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가 다시 뭉친 새로운 남북 합작 공조 수사를 그린다. 여기에 범죄 조직의 리더 장명준을 노리고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 분)까지 합세하면서 이번에는 3국의 삼각 공조로 더욱 커진 액션 스케일과 풍부해진 서사가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몸 잘 쓰는 배우’를 꼽는다면 못 해도 다섯 손가락 안에는 꼭 들어간다는 현빈의 액션 신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특히 1편에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두루마리 휴지 액션을 오마주한 또 다른 ‘생활 도구 액션’, 파리채를 사용한 마약판매조직과의 격투 신은 관객들에게 또 한 번의 파격을 안겨주고 있다. 어설퍼 보이지만 처리는 확실한 유해진의 실생활 액션과 더불어, 극 중 캐릭터로서의 합을 떠나 배우들 간의 호흡이 얼마나 완벽하게 맞아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만큼 이번 작품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신 중 하나로 볼 수 있겠다.
현빈과 유해진이 몸으로 하는 액션을 맡는다면 다니엘 헤니는 완벽한 총기 액션으로 한국 영화 속 할리우드를 보여준다. 미국 출신의 ‘느끼한 능력남’이라는 다소 밋밋한 캐릭터 설정이 아쉽지만 공조가 무르익어 가면서 코미디와 액션, 그리고 여성 관객들을 설레게 할 로맨틱 포인트까지 잡으며 다니엘 헤니라는 배우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림철령과 겹칠 수 있는 이미지를 놓고 두 캐릭터가 강진태의 처제 박민영(임윤아 분)과 함께 불꽃 튀기는 삼각관계 신경전을 보이는 것 역시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새롭게 맛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다.
유해진의 생활형 코믹 연기는 여전하다. 애드리브와 정해진 대사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천연덕스럽고 능글맞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그의 코믹 연기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영화 팬들에겐 이번 ‘공조2: 인터내셔날’이 제대로 된 해갈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액션과 코믹, 로맨스를 오가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이들 세 명의 공조 담당자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빌런 장명준은 가볍게 튈 수 있는 이야기에 묵직한 색조를 덧칠한다. 이북 사투리를 쓰는 악역이란 점에서 배우 진선규를 대중들에게 처음 알렸던 영화 ‘범죄도시’(2017)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때의 위성락을 완벽하게 지워버릴 만큼 강렬하고도 처절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서사의 한 축을 기둥처럼 받치고 있다. 이런 장르의 악역 다수가 그렇듯 행적은 작위적이지만 진선규라는 배우가 가진 연기력이 그런 허점을 거슬리지 않게 메워낸다. 극 중 캐릭터들은 ‘삼각 공조’를 해내지만, 배우들은 진선규가 합세하면서 ‘사각 공조’로 온전하게 작품을 완성하고 있는 셈이다.
액션, 유머, 로맨스까지 모자람이나 넘침 없이 완벽한 삼각 균형을 맞춘 ‘공조2: 인터내셔날’은 추석연휴에 걸맞은 가족 영화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분량이 대폭 늘어나며 캐릭터로서 승진(?)한 임윤아가 보여주는 활약에도 주목. 림철령과 잭, 두 미남 사이에서 행복한 사랑 고민에 빠진 연봉 3만 6000원의 뷰티 유튜버 박민영으로서 그가 가진 사랑스러움을 한계치 이상으로 끌어올려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129분, 15세 이상 관람가, 9월 7일 개봉.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