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청과 협의 누락 ‘절차상 하자’ 드러나…군 건축과 “건축사에게 협의하라고 조치했다”
합천군은 이러한 이력을 가진 사업자에게 2019년 1월 건축허가 통보하면서 영창리 산28-1에 일반·휴게음식점과 부설주차장을 증축하도록 허가했다. 이후 사업자는 2019년 10월 사업면적을 증가한다는 이유로 해당 부지 면적 8005㎡ 가운데 2773㎡을 전용하는 것으로 산지전용 변경허가를 받았다. 당시 이 내용에 골프연습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업자는 2020년 11월에 또다시 산지전용 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이때 골프연습장이 추가됐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면적이 늘어나는 중대한 변경임에 따라, 합천군이 진주국토관리사무소와 필수적으로 협의를 가져야만 했는데도 그런 사실이 없는 것이다.
특히 국도 33호선에 인접한 골프연습장은 다중이용시설이기에 진입을 위한 가·감속차로를 새로 확보해야만 한다. 합천군 건축과가 국토청과 협의를 피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합천군 건축과 관계자는 건축허가의 승인을 결정하는 중요 기관인 진주국토관리사무소와 협의가 안 된 점에 대해 “진주국토관리사무소와의 협의가 누락된 점은 시인한다. 가·감속차로 부분에 관해서는 건축사에게 진주국토관리사무소와 협의하라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합천군이 해야만 하는 행정업무를 건축사에게 지시했다고 해명한 셈이다.
합천군 건축과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했다고 주장하나, 해당 안건은 진주국토관리사무소와 합천군이 협의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건축허가 승인이 안 되는 사안이다. 합천군이 건축을 허가한 사실은 절차상 하자, 곧 불법행위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합천군 건축과 해명의 신뢰도에 고개를 젓도록 만드는 사례는 또 있다. 합천군은 골프연습장 사업주가 산지전용허가도 받지 않은 영창리 산28-2와 사업계획상 산28-1 전용면적(4870㎡)을 제외한 나머지 산지 3135㎡를 훼손한 것을 확인하고도 허가취소나 공사중지 등의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합천군 산림과 관계자는 “서류상 불법산지전용 및 산림훼손으로 보인다”며 “현장 확인으로 훼손된 부분 및 산지전용허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불법이 확인되면 즉각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