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눕’ 요통 감소·코골이 경감 ‘똑눕’ 결림·주름 예방 ‘엎눕’ 장점보단 단점 많아…수면 중 뒤척임 혈액순환에 굿!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
일본의 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약 60%가 옆으로 누워 잔다”고 한다. “어릴 때는 똑바로 누워 자다가 성인이 되면서 옆으로 눕는 자세를 선호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자세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가령 허리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옆으로 누워 자면 통증을 감소시켜 준다. 또한 코골이 경감에도 효과적이다.
미국 의학잡지 ‘헬스라인’도 “옆으로 누워 자면 혜택이 있다”고 전했다. 흥미롭게도 좌우 눕는 방향에 따라 건강 효과가 달라진다. 예컨대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산 과다로 속쓰림이 있다면 왼쪽으로 누워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가 왼쪽으로 볼록 튀어나온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의학지 ‘헬스라인’은 “옆으로 자는 자세가 어깨 결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얼굴 한쪽 면이 짓눌리면서 주름이 생기기도 쉽다”고 지적했다.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
옆으로 누워 자는 것 다음으로 흔한 자세가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 자는 형’이다. 이 자세 또한 장점이 많다. 먼저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는 만큼 일어났을 때 목이나 등 부위에 결림을 느끼는 일이 적다. 얼굴에도 압력과 자극이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주름이나 피부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다.
미국 건강매체 ‘슬립파운데이션’은 “반듯하게 누워 잘 경우 좌우 균형을 의식하면 더욱 건강에 좋다”고 권고했다. 예를 들어 “한쪽 팔만 머리 위로 올리고 자는 것보다 양팔을 몸 옆으로 자연스럽게 두고 자면 신체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점으로는 “자는 도중 호흡이 불규칙해지는 이른바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똑바로 누워 자면 혀가 기도의 입구를 막으면서 코를 골기 쉽다. 특히 “고령자 혹은 과체중일 경우 이 자세로 수면을 취할 시 수면무호흡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엎드려 자는 자세
이 자세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건강상 장점이 그리 많지 않다’고 여겨진다. 의학지 ‘헬스라인’은 “코골이 또는 수면무호흡증에는 유리한 자세일 수 있으나, 그 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관절과 근육에도 부담을 줘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감이 남기 쉽다.
일본 매체 ‘뉴스피아’는 “엎드려 잘 경우 머리와 목을 오랜 시간 한쪽으로 돌리고 있어야만 한다”면서 “이는 두통과 굳은 어깨, 팔저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요통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만약 이런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낮고 평평한 베개를 베거나 아예 베개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아울러 “골반 아래에 베개를 두면 목과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만세 자세가 편하다면…
새우등처럼 등이 구부정한 경우 만세 자세로 자면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반듯하게 누우면 견갑골이 떠 버려 오히려 자세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어깨를 올림으로써 견갑골이 바닥에 닿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자세로 계속 있으면 어깨 주변 근육이 뭉쳐 아침에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평소 새우등이거나 어깨가 굽은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고, 교정하는 노력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무릎을 세우고 자는 사람은 요통인 경우가 많다. 다리를 뻗고 누우면 골반이 당겨져 허리에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 자연스럽게 무릎을 세우고 누운 자세를 취하는 것이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수면 자세보다 중요한 ‘뒤척임’
일본의 수면 연구가이자 정형외과 의사인 야마다 슈오리 박사는 “이상적인 수면 자세는 몸 상태나 체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어떤 자세로 자는 것이 건강에 좋고 혹은 나쁜지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반적으로 등을 대고 바로 누워 자는 것이 가장 편안한 상태이며,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앞서 말한 것처럼 코골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엎드려 잘 경우 목과 척추가 비틀어지기 때문에 정형외과 의사로서는 “별로 추천하진 않는다”고 한다. 대신 안정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폐에 심장의 무게가 실리지 않는 자세여서 기침이 날 때도 도움이 된다. 야마다 박사는 “단시간 짧게 잘 경우 엎드려 자는 것도 괜찮다”는 소견을 밝혔다.
즉, 어떤 자세라도 장점은 있다. 야마다 박사에 의하면 “기분 좋고 개운하게 느껴진다면 잠들 때 자세는 크게 상관없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잠자는 도중의 움직임이다. 두발로 서서 걷는 동물인 인간에게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는 유일한 자세는 누운 자세다.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서 있을 때 받은 압력으로 인해 뒤틀린 척추와 근육을 쉬게 해서 다음 날까지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수면 도중 자유자재로 몸의 방향을 바꾸는 뒤척임이 필요하다. 보통 하룻밤 20회 정도 뒤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다 박사는 “뒤척임은 특정 부위가 눌리지 않게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다”면서 “혈액과 림프의 흐름을 촉진하고 피로물질과 과도한 수분을 대사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아침에 일어났을 때 다리가 부어있다거나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뒤척임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너무 많은 뒤척임도 문제가 되지만, 잠자는 동안 뒤척임이 없다면 오히려 숙면이 불가능하고 피로도 풀리지 않는다. 야마다 박사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자유롭게 몸을 뒤척여야 숙면도가 상승한다”고 조언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