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미남 사이 행복한 고민 “최상의 근무 환경”…‘소녀시대’ 완전체 컴백까지 “종합선물 같은 한 해”
가수로도, 배우로도 꽉 채운 15주년을 맞이한 임윤아(32)에게 2022년은 그의 말대로 “모든 것이 다 있었던” 한 해였다. 소녀시대의 완전체 활동을 갈망하던 팬들에게 활동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줬던 2021년의 약속을 지키는가 하면, 영화 홍보와 드라마 촬영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스케줄도 소화해 냈다. 그렇게 올해 선보인 모든 활동에서 팬덤은 물론 대중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달려온 보람을 한껏 만끽하고 있는 그다.
“제 영화 데뷔작이 ‘공조’인데, 많은 분들이 민영이라는 캐릭터를 사랑해주셔서 이렇게 후속편까지 찍게 된 것 같아요. 사실 후속편을 찍어보는 것도 처음이라(웃음). 한편으론 ‘공조’의 후속편이었기에 다른 고민 없이 출연을 바로 결정할 수 있었어요. 제 배우 생활을 ‘공조’를 전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제겐 의미가 정말 큰 작품이거든요.”
2017년 78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공조’는 배우 임윤아의 연기 인생에 물꼬를 터뜨린 작품이었다. KBS1 드라마 ‘너는 내 운명’(2008), KBS2 드라마 ‘사랑비’(2012)와 ‘총리와 나’(2013)를 통해 대중들에게 로맨스 특화형 배우로 기억된 그를 코미디라는 장르에 옮겨 놓는 데 성공한 첫 작품인 덕이다. 차기작이었던 ‘엑시트’(2019)에서도 수더분하고 털털하면서도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며 대중들은 ‘소녀시대의 예쁜 멤버’가 아닌 ‘배우 임윤아’로서 그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코믹 연기를 칭찬해주시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에요. 사실 코믹이라고 크게 생각하진 않았고 그 캐릭터들이 가진 성격, 매력을 중점으로 상황을 표현하다 보니 그걸 재미있게 봐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는 그래도 1편에서 민영이를 해 봤기 때문에 익숙하긴 했지만, 너무 편하게 연기하는 모습은 보여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민영이의 성장적인 부분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민영이스러움을 유지하려 하는데 너무 익숙하고 편안해져 있으면 그런 게 보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1편에서 임윤아가 연기한 철부지 처제 민영을 사랑한 대중들의 기대에 힘입어,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민영의 존재감과 비중은 대폭 늘어났다. 이번엔 그가 열렬히 사모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에 더해 글로벌 범죄 조직을 쫓는 FBI(미국 연방수사국) 소속 미남 수사관 잭(다니엘 헤니 분)까지 양손에 들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두 미남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하진 않아도 귀엽고 설레는 삼각관계를 만들어가며 형부인 남측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를 도와 수사에도 한몫한다. 이쯤 되면 캐릭터로서의 ‘파격 승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촬영할 때 너무나도 멋진 두 분을 눈앞에 마주하고 연기하다 보니 정말 최상의 근무 환경이었죠(웃음). 영화를 보면서도 그 두 분의 텐션을 느끼는 게 참 설레고 기분 좋더라고요. 최근 현빈 오빠가 인터뷰하면서 민영이가 잭한테 흔들리는 그런 부분이 서운했다고 말씀하시던데, 촬영 현장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표현됐어요. 철령이의 표정이나 그 상황의 공기들이(웃음).”
뉴 페이스 미남에 흔들리는 민영이의 마음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그를 연기한 임윤아 본인은 어땠을까. 기약 없는 짝사랑 상대 림철령과 시도 때도 없이 느끼한 멘트를 날리는 잭을 두고 임윤아는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며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결국 림철령을 택했다.
“그래도 오랫동안 마음을 표현하고 기다려왔던 사람이 뭔가 시그널을 보내준다면 더 마음이 가지 않을까요? 저라도 철령 쪽에 더 마음이 끌렸을 것 같은데(웃음). 민영이가 사실 5년 동안 기다렸잖아요. 그런데 그 오랜 시간 사이에도 잭처럼 ‘어, 저 사람 멋있다!’ 할 만한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반응하면서 버텼을 거예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아마 철령 씨가 1등이 아니었을까 싶어요(웃음). 저도 연애에서 좋고 싫음이 확실한 편이고 좋으면 기다려보는 스타일이에요. 어느 정도 민영과 비슷한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이제 혼자만의 상상으로만 이뤄지는 사랑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가능성까지 비친 만큼, 3편이 제작된다면 더 진전될 민영과 철령의 애정 전선도 기대해볼 법하다. 딱딱하고 절도 있는 림철령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공 같은 매력을 가진 박민영은 그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로도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장에서도 영화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현빈에 대해 임윤아는 “절대 화내지 않고 모든 걸 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현빈 오빠가 늘 항상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기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 모습을 계속 보다 보니 저희끼리도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그럴 수 있지’ 하고 오빠를 놀리듯이 써먹고 그랬어요(웃음). 저희가 그렇게 장난을 칠 수 있을 만큼 현빈 오빠는 참 화를 내는 모습도 본 적이 없고, 늘 항상 그렇게 중간을 잘 유지하며 지내는 그런 멋짐이 있거든요. 연기 선배로서도, 인생 선배로서도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 가운데 하나고요. 그렇게 모든 걸 안고 넘어갈 수 있는 포용력이 큰 사람 같아요.”
올해 배우로 TV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동안 임윤아는 다시 소녀시대의 윤아로서 무대 위에 서기도 했다. 데뷔 15주년을 맞아 8월 정규 7집 ‘포에버 원’(FOREVER 1)으로 ‘완전체’ 소녀시대 컴백을 한 것. 완전체의 정규앨범 발매시기로 따지면 5년 만에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하게 된 셈이다. 이제는 멤버 모두 각자의 길을 걷고 있음에도 완전체로 모이자는 말에 앞뒤 잴 것 없이 모이게 된 것도 늘 마음 한 구석에 소녀시대를 향한 그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우 임윤아 역시 소녀시대 윤아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 보고 팀워크가 좋은 그룹이라고 해주시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웃음). 이번 소녀시대 활동은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어서 그 시간에서 오는 무게와 에너지도 있었던 것 같거든요. 소녀시대 활동은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았기에 빨리 완전체로 만나고 싶단 마음도 굉장히 컸어요. 그리고 우릴 보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보니 오히려 우리가 힘을 많이 받았죠.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요. ‘어벤져스 같다’고(웃음)…. 그 말씀이 참 좋더라고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