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공신 무의공 박의장 장군 “내가 죽으면 나라가 살린다”…옛 장군 정신 재현 앞둬
- 김광열 영덕군수 "후손에게 영덕의 찬란한 영광·역사 알리는 것에 힘 쏟을 것"
[일요신문] 경북 영덕군의 눈부신 역사가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올해 예고된 국가지정문화재도 2건으로 겹경사가 예고되고 있다.
최근 문화재청은 경북 영덕군 창수면의 임란공신 무의공 박의장 장군을 모시는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이 희암재사는 임진왜란 당시 경주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무의공(武毅公) 박의장 장군(朴毅長·1555~1615)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분암(墳庵)'이다.
분암이란 조선시대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가문의 영달과 조상들의 평안과 후손들의 번창을 위해 사찰과 재실을 창건한 것으로, 매년 제를 모셨으나 암자가 소실되면서 현재는 재사만 존치하고 있다.
전면에는 '덕후루(德厚樓)'라는 편액이 걸려 있고, 대문을 열고 보면 '집희암(集喜庵)'이라는 편액이 걸린 재사가 위치한다. 덕후루와 집회암 사이에는 본채 좌우편에 딸린 익실이 연결돼 있다.
전체적인 배치 형태는 경북 북부지역의 'ㅁ'자형 건축 양식을 띄고 있다. 문루인 덕후루(德厚樓)는 중층 누각 건물이다. 정면이 여러 칸으로 된 건물로 좌우 끝 쪽에 있는 칸이 있는 '양측퇴칸' 방식으로 구성됐다. 전통 건축 형식 중 하나인 1층 바닥이 지면으로 뜬 '고상식'으로 된 것도 인상적이다. '집희암(集喜庵)' 역시 경북 북부지역 건축의 조형적 특징이 잘 반영됐다. 지붕이 맞배지붕 양쪽에 측면으로 덧붙여 경사진 가천 지붕을 달아낸 형태이다. 실내 천정에 우물마루 형태로, 지붕 밑 또는 위층 바닥 밑을 평평하게 만든 '나무반자'로 만들어졌다. 좌·우 익실은 온돌과 부엌으로 구성된 부속시설이다. 집희암과 덕후루는 연결된 구조가 아닌 그 당시의 문화와 건축공법을 반영하고 있다. 덕후루에는 무의공 박의장 장군의 고신이 적혀있는 신도비각과 신도비가 세월을 지키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는 분암으로서의 성격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재사건축물이자 불교식 묘제사에서 유교식 묘제사로 변화되는 모습을 잘 드러내는 의례복합공간이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시대적 변화상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영덕군이 자랑하는 고건축물 중 하나인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매우 기쁘다"며, "이미 축산면 도곡리에 소재한 영덕 무안 박씨 무의공파 박의장 장군의 종택이 국가문화재(제286호)로 등록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희암재사'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등을 통해 앞으로도 지역 문화재의 보존 관리는 물론 후손들에게 영덕의 찬란한 영광과 역사를 알리는 것에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석수예 주지스님(영남대 풍수지리전공·영덕 축산면 고래산마을 연화사 청정수월도량 비구니)은 "무의공의 출생과 그 터에 감응이 일으나는 것은 조상의 발복으로 큰 인물을 배출된 것이다. 입향조 박지몽의 묘소에서 생용으로 뻗어와 대과협처을 비룡입수한 후에 결인속기를 이루며 선익이 있어 혈장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입향조 박지몽의 묘소에선 문필봉과 함께 투구봉이 혈장과 합이 돼 수많은 문인과 무인이 배출됐다"며, "조상의 은공을 잊지 않고 지극한 마음으로 조상을 모실 때 그 모든 발복은 후손에게 미친다"고 전했다.
한편 영덕군은 지역의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의 문화재 지정·등록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최근 결실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9년 '영덕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지난해 '영덕 괴시마을'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영덕 장육사 대웅전 벽화'가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올해는 '영덕 옥계 침수정 일원'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됐다.
박상욱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