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매직’ 레이스 전개 아쉬움, ‘마이티선샤인’ 예상 깨고 3위 골인, ‘절대보스’ 발전 가능성 충분
반대로 강축도 없고, 노림수 복병도 없는 ‘느낌 없는’ 경주에서 배당판 바람이나, 주위의 ‘소스’를 믿고 베팅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환급률 73%의 열악한 조건 속에서 하루종일 베팅해서 이긴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인의 느낌에 충실한 소신 베팅하시길 권한다.
이번 회에서는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다음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마필 5두를 소개한다.
#글로벌매직(국4·수)
글로벌매직은 서울 28조 최상식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9월 24일 경주에서 4위를 기록하며 나름 선전했지만,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한 경주가 아니라고 보기에 다음 경주에서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1200m 12번(끝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을 보였지만, 빠른 말이 워낙 많아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3코너부터는 스피드를 끌어 올리며 중위권 후미에 가세했다. 그런데 자리 잡기에 실패해 계속 외곽만 돌고 말았다. 4코너에서는 다급한 마음에 외곽을 크게 돌며 무리하게 스퍼트했다. 열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지만, 결과는 4위에 그쳤다. 초반에 벌어진 거리를 극복하지는 못했고, 외곽질주로 일관한 것이 패인이었다.
만약 안쪽에서 편안하게 전개를 펼쳤다면 2위까지는 충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만큼 레이스 전개가 아쉬웠다는 뜻이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2위마와 불과 0.2초 차이로 졌기 때문에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혈통적으로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대세 씨수말이다. 특히 암말보다는 수말들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모마 블루제라늄은 현역 시절 12전 2승 2위 5회(상금 9만 달러)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1600m 모래주로에서도 입상했고, 장거리 유전자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글로벌매직은 이전 자마와는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파워풀화성(국6·거)
파워풀화성은 서울 19조 곽영효 마방의 국내산 2세 거세마다. 9월 24일 실전 세 번째 경주에서 처음으로 3위에 진입하며 뚜렷한 전력 호전세를 보였기에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7번 게이트에서 무난하게 출발하며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약 200m를 지나자 갑자기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에 가세했다. 단승식 1.8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2번 원평타운과 나란히 선두를 형성하며 4코너를 지나 결승선에 들어설 때까지 무리한 경합을 벌였다. 결국 바로 뒤에서 선입으로 따라오던 국대클래스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원평타운과 파워풀화성은 머리 차로 2, 3위로 골인했다.
만약 두 마필이 무리한 경합을 벌이지 않았다면 두 마필 중에서 우승마가 나왔다고 확신한다. 둘 다 무리한 경합을 벌인 것이 패인이다. 특히 3위를 기록한 파워풀화성에게는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막판 결승선에서 힘을 썼어야 했는데, 쓸데없이 중반에 힘을 다 썼기 때문에 우승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전 두 번의 경주에서는 후미에서 별다른 추입력을 보이지 못한 채 밋밋한 걸음으로 7위와 6위에 그쳤었다. 그런데 이번 세 번째 경주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전에 보지 못한 중반 스피드를 발휘했고, 무리한 경주 운영에도 막판까지 버티는 근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분명한 전력향상으로 평가된다.
혈통을 조사해본 결과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모계 형제마 새내파워풀, 애플골드가 4군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파워풀화성도 최종 목적지는 4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포블레이드(국6·암)
스포블레이드는 데뷔 3년차임에도 현재 22승으로 다승 공동 11위에 올라있는 서울 51조 최용건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9월 25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8번 게이트에서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오며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자리 잡기에 실패하며 외곽질주로 일관했다. 앞서 소개한 글로벌매직처럼 4코너에서는 다급한 마음에 외곽을 크게 선회하며 무리한 스퍼트를 시작했다. 아홉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선 후 막판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그러나 결과는 아쉽게 3위에 그치고 말았다. 2위마와 차이도 불과 머리 차였다. 만약 스타트만 잘했다면, 외곽을 크게 돌지만 않았다면 2위는 충분했기에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 경주였다.
데뷔전에서는 파워풀화성과 같은 경주에 출전해 10마신 차로 7위에 그치며 이렇다 할 걸음을 보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경주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이유는 바로 혈통이라고 본다. 예전에 1군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던 뉴시타델(수)이 부마와 모마가 똑같은 전형제마다. 따라서 현재 6군에 속해있지만, 미래는 상당히 밝아 보인다.
#마이티선샤인(국4·수)
마이티선샤인은 서울 35조 임채덕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9월 25일 경주에서 단승식 43.1배로 인기 꼴찌였음에도 깜짝 3위를 기록하며 뚜렷한 변화를 보였기에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300m 4번 게이트에서 가장 늦게 출발했지만, 곧바로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2위권에 가세했다. 게이트 이점 살려 선행 나선 1번 콜조이 뒤에서 2번 런런런과 나란히 선입 작전으로 맞섰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의외의 끈기를 발휘하며 끝까지 버텼다. 최근 세 번의 경주에서 모두 하위권에 그쳤기 때문에 당연히 무너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예상을 깨고 3위로 골인하며 삼복승 118.9배, 삼쌍승 859.0배의 고배당을 터트렸다.
지난 5월 5군에서 우승하며 4군에 올라온 이후 별다른 능력을 보이지 못하며 고전을 거듭해 이번에도 팬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그런데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며 변화를 보인 것이다. 혈통적으로 볼 때 크게 뛸 말은 아니다. 체중도 460kg대로 크지 않다. 하지만 아직 3세의 어린 나이에 수말이란 점에서 발전 여지는 남아있다. 강자 없는 경주에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절대보스(국6·수)
절대보스는 부산 21조 민장기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9월 23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인기 6위로 팬들의 관심밖에 있었으나,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7번 게이트에서 빠르게 출발했지만, 스피드에서 밀리며 하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 없이 뒤에서 두 번째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4코너를 돌아 결승선에 들어설 때쯤 격차를 좁히며 중위 그룹에 가세했다. 막판 결승선에서는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과는 3위에 그쳤지만,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선전이었다.
우승마 버디버디는 경주전 예상지에서 소위 ‘올머리’ 잡힌 압도적 인기마(단승 1.8)였고, 2위마 아위윌더스타 역시 잠재력이 상당히 좋은 마필이었다. 비록 3위에 그쳤지만, 2위마와 차이가 0.3초에 불과했고, 4위권과는 6마신의 큰 격차를 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데뷔전에서는 15마신 차 8위에 그쳤다가 이번에 완벽한 변화를 보인 이유는 역시 혈통이라고 본다. 모마가 예전에 1군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해야(16/7/3)이기 때문이다. 데뷔전부터 4연승을 기록하며 강렬한 포스를 보였고, KNN배 우승과 뚝섬배 준우승 등 1군에서만 3승과 2위 3회를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경주력을 과시한 암말 강자였다. 절대보스가 첫 자마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의 발전할 가능성만큼은 충분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