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은영 박사는 최근 성폭력 범죄가 늘고 있는 점에 대한 질문에 "늘어난 건 사실이다. 통계에도 그렇게 나와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스토킹 범죄에 대해 "법률상으로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얘기해보면, 상대의 의사에 반해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것.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지켜보는 행위, 연락하는 것, 물건 보내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하면 처벌 대상이다. 분명히 알아야 할 건 스토킹은 폭력이고 불법이다. 강력한 처벌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개념을 갖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상대방을 향한 소유욕과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속담 중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무를 사람으로 바꿔봐라. 이게 지나치면 집착과 스토킹"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그는 "나도 예전에 스토킹 피해자였다. 정신과 레지던트 하는 기간 동안에 당했는데 정말 괴로웠다. 매일 다른 사람의 청첩장을 파서 신랑 이름에는 자기 이름을 적고, 신부에는 제 이름을 적어서 매일 의국에 보냈다. 또 제 책이나 물건을 훔쳐가기도 하고 복도에 서 있다가 나타나고, 우산으로 찌르려고도 했다"고 고백했다.
오 박사는 "팔에 담뱃불 지진 걸 보여주면서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말하기도 했다. 근데 경찰에 가서 이야기해도 소용없었다. 유별나게 좋아하는 거 아니냐, 미혼 아니냐 하는 말을 들었다"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는 "스토킹 범죄에서 중요한 건 경찰과 검찰, 판사 같은 공무원들이 인식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 정도의 반응이면 피해자가 어떤 도움도 받기 어렵다. 전 국민이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