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가격 대폭 올린 펩시코 등 영업이익도 쑥…버니 샌더스 의원 ‘기업가의 탐욕’ 지적
이에 대해 사회운동가들은 일부 기업들이 현재 닥친 경제 문제를 가격을 인상하기 위한 ‘구실’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런 행태는 식료품 기업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펩시코’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인기 제품의 가격을 필요 이상으로 인상해왔다. 이를테면 ‘펩시코’의 음료와 감자칩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올랐고,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0% 이상 증가했다.
시민단체 ‘어카운터블’의 카일 헤릭 회장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최근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보면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을 상대로 그렇게까지 가격을 올릴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흑자를 기록한 기업들의 실적은 기업들이 비용을 과장하고, 소비자를 우려먹기 위한 핑계로 인플레이션, 전염병, 공급망 문제를 이용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의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11.2% 상승했다. 곡물 및 제과류 제품은 같은 기간 동안 16.2% 올랐고, 육류, 가금류, 생선 및 계란은 9%, 유제품은 10.4% 상승했다. 이런 물가 상승은 슈퍼마켓에서도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감자칩 한 봉지 가격은 지난해보다 1달러 오른 평균 6.05달러(약 8000원)며, 달걀 열두 개의 가격은 평균 2.90달러(약 4000원)로 1년 전 가격인 1.83달러(약 2600원)에 비해 50%가량 올랐다. 2리터짜리 탄산음료 한 병의 가격은 49센트(약 700원) 올라 2.17달러(약 3000원)다.
이런 물가 상승은 핼러윈데이를 맞아 일부 사탕 가격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마즈’ 사의 ‘스키틀즈’ 가격은 무려 42%, ‘스타버스트’의 가격은 35%나 올랐으며, ‘크런치바’와 ‘버터핑거스’ 역시 각각 7%와 6%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은 기업은 ‘허쉬’가 유일했다. 전미소매협회에 따르면, 이번 핼러윈데이에 미국인들이 사탕을 구입하는 데 지출한 비용은 총 106억 달러(약 15조 원)였으며, 지난해의 경우에는 101억 달러(약 14조 원)였다.
이에 대해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핼러윈 사탕 가격이 지난해보다 13.1% 이상 급등했다. 이에 따라 ‘마즈’ 오너가는 팬데믹 기간 동안 44% 더 부유해졌다. 그들은 326억 달러(약 46조 원)의 부를 더 쌓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기업가들의 탐욕'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경제 전문가들 역시 소비자들이 몸에 해로운 정크푸드로 눈을 돌려야 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와중에 기업들이 이렇게 무리하게 제품 가격을 올릴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한다. 특히 미국인의 4분의 3이 다가오는 추운 겨울, 전기와 가스 가격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블룸버그’의 최근 예측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향후 1년 이내에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100%에 달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