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대선 출마 선언 검토

싱거운 경선에 ‘흥행카드’ 투입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물러난 이후 정중동 행보를 보였던 임 전 실장은 그동안 총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해왔다. 한때 종로와 같은 격전지의 전략 공천설도 흘러나왔지만 이번 총선에선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월 15일 마감된 공천 신청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대신 박 위원장이 독주하고 있는 새누리당 대권 후보에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친이계 좌장으로서의 ‘역할론’이다. 이상득 의원, 이재오 전 장관 등 친이계를 이끌었던 수장들 입지가 좁아든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차기 국회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퇴임 을 앞둔 이 대통령의 안전판을 마련하고 현 정부의 정책을 이어나가기 위한 국회 내 ‘MB 친위대’를 꾸리는 데 많은 관심을 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전 실장이 박 위원장과의 교감 하에 대선 출마를 굳혔다는 관측도 들린다. 그동안 몇몇 친박 인사들은 경선 흥행을 위해 임 전 실장 참여를 주장해왔는데 이를 임 전 실장이 수락했다는 것이다. 평소 박 위원장은 임 전 실장에 대해 “성품이 훌륭하고 온화한 편”이라며 호의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임 전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 위원장 사이가 틀어졌을 때 중재자로도 나선 바 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선 박 위원장과 임 전 실장이 총선 공천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임 전 실장 대선 출마설에 대해 그를 잘 아는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임 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임 전 실장이 이명박 정부에서 핵심적인 위치였던 것은 맞지만 결국 그도 정치인이다. 경선 참여를 통해 임태희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뒤 ‘차차기’를 도모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동진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