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로 단체관광 특수 맞았지만 ‘코시국’ 개인사업자 줄폐업, 고유가로 대여료 2배 껑충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기준 조합에 가입된 전국 전세버스 업체는 1676개, 등록대수는 4만 1887대, 보유대수는 4만 643대였다. 그런데 지난 9월 기준 전국 전세버스 업체는 1620개, 등록대수는 4만 644대, 보유대수는 3만 8836대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상당수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미가입 대수도 1107대에서 741대로 줄었다.
업계 종사들의 말에 따르면 이 가운데 지입차량이 80%를 넘는다. 지입차량이란 개인이 차량을 구입하고 운수회사에 이를 등록해 운행하는 방식이다. 버스를 소유한 개인이 차량의 운행을 비롯해 모든 관리를 맡고 운수회사에는 매달 지입료를 내는 방식이다. 사실상 불법이지만 정부가 개인의 버스영업을 허가하지 않고 있는 데다 버스 회사 입장에선 지입차량을 통해 적은 자본으로도 사업을 운영하고 관리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암묵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차량을 유지할 수 없는 형편이 되면 차량을 뺄 수밖에 없다. 전세버스 구입비는 보통 대당 2억 원 안팎이다. 버스회사에 내야 하는 지입료 50만 원을 비롯해 차량 할부금과 보험료 등을 합하면 버스를 운행하지 않아도 한 달에 최소 200만 원 이상의 고정비용이 들어간다.
전세버스는 보통 12~13년 이후엔 운행이 금지되는 ‘차령’이 존재해 매년 차령에 따른 감가상각비도 비용으로 쳐야 한다. 코로나19로 승객 운송이 80% 가까이 떨어지자 고정비용 지출이 힘에 부쳐 지난 2년 동안 아예 번호판을 떼고 휴업에 들어간 지입차량이 많았다.
지입차량으로 전세버스를 운영하던 A 씨는 “코로나19 전엔 그래도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됐기 때문에 일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지만 코로나19가 2~3년 동안 지속되는 동안 매달 생활비도 없는데 고정비까지 들어가니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며 “현재는 버스를 팔고 배달일을 하고 있다. 많은 수의 전세버스 소유주나 운전자들이 배달일을 하며 먹고 산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세버스 업자였던 B 씨는 “코로나19가 풀릴 것을 대비해 차량만은 팔지 않고 유지하고 싶었지만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갚기도 어려워져 버스를 팔 수밖에 없었다. 지입차량들은 보통 장기할부로 차량을 구입하기 때문에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관련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국내여행객과 수학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본격 수학여행 시즌을 맞은 제주도에는 10∼12월에만 300개가 넘는 학교에서 6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10월에만 7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하지만 유류비와 기사비 등을 포괄하는 전세버스 대여료는 상당히 오른 상황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서울시내 하루 운행 기준 35만 원가량 하던 대여료가 현재는 50만~60만 원으로 올랐고, 지방을 다녀오는 경우 당일에도 90만 원까지 치솟았다.
1박 2일 운행 시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120만~130만 원가량이었으나 현재는 180만 원가량으로 대폭 올랐다. 유류비 역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르면서 전세버스 대여료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가 폭등으로 운송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종전 25%에서 30%를 넘었다. “고유가 때문에 운행을 해도 겁이 난다”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버스는 있는데 운전기사가 없어 가동률이 떨어지기도 한다. 소규모 전세버스 업체 대표 C 씨는 “최근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고 단풍 관광철이 되면서 여행객이 크게 늘었지만, 버스 기사를 찾지 못해 대표들이 직접 운행하는 경우도 봤다”며 “운전기사를 못 구해 예약을 받지 못할 땐 속이 타들어 간다”고 토로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