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거품 빼다 서비스 김샐라
▲ 신세계몰 명품관 홈페이지. |
올해 롯데는 온라인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매출 2조 6200억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도 대대적인 홈페이지 개편 등 지난해부터 온라인몰에 공을 들여온 만큼 1조 38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두 유통공룡 모두 온라인몰을 승부처로 삼아 오프라인 못지않은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명품관은 다른 온라인몰 장르보다 신장률도 높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는 프리미엄 온라인몰을 따로 개설하진 않았으나 신세계몰에서 명품관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때로는 면세점보다 싼 값으로 명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알뜰 명품족(?)들은 백화점에서 상품을 확인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온라인몰에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 온라인몰인 ‘엘롯데’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온라인몰 ‘롯데닷컴’이나 ‘롯데아이몰’이 가격 경쟁력이 있는 기획·행사상품을 주력으로 했다면 ‘엘롯데’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심으로 고급화에 나선 것. 1000여 브랜드와 요트, 프리미엄 자전거, 모터바이크 등 기존 온라인몰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특별 제품도 선보이고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숍도 운영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이 상품 운영을 직접 담당할 계획이기 때문에 명품도 온라인몰과 백화점의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년이 넘는 시간 끝에 탄생한 ‘엘롯데’는 백화점을 찾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 공간이 될 것이다. 프리미엄 제품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명품 역시 백화점 못지않은 수준으로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몰에서의 명품 판매는 공식수입업체가 아닌 병행수입이라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현재 신세계몰 명품관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은 신세계백화점과는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수입된 것들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신세계백화점에서 교환·환불 받을 수 없으며 수리도 불가능하다.
이미 대형마트에서 실패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가격 거품을 없애겠다며 지난 2010년부터 자사 매장에 명품관을 운영해왔지만 썩 좋은 결과를 거두진 못했다. 롯데마트는 매출부진과 미관상의 이유로 서울 월드점 한 곳만 남겨두고 모두 철수를 했으며 홈플러스 역시 같은 이유로 매장을 축소하는 추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명품은 찾는 계층이 정해져 있고 수요도 한정돼 있다. 병행수입을 통해 가격만 저렴해서는 눈길을 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백화점과 제품 구성도 다소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신제품보다는 시즌이 지난 상품이 많은 것.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라도 신세계몰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인기 있는 제품이라면 시즌이 지나더라도 신세계몰에는 업데이트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명품 구매자의 특성도 온라인몰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신세계몰 관계자는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은 단순히 상품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도 그 시간을 즐기고 매장을 직접 방문해 명품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느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온라인몰은 이런 과정을 거칠 수 없어 오프라인 시장만큼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세계나 롯데 모두 온라인몰이 여러 개다 보니 상품가격 차이는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길수도 있다. 각 온라인몰마다 주력하는 분야가 있지만 상품이 중복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는 상황.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크게 상충되는 일은 없겠지만 100% 상품이 다를 순 없을 것이다. 각 온라인몰마다 마케팅이 다르기 때문에 정상가는 같아도 실제 결제하는 가격도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