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 ‘2022년도 하반기 경제동향보고회’ 개최
- 지역 기업 "과세표준 구간 10억 상향, 제한없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 필요해
-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맞춤형 지원대책 적극 건의, 다양한 금융지원책, 지역경제 활력 복원에 모든 역량 집중하자"
[일요신문] IMF와 OECD가 바라보는 세계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재확산, 주요 국가의 통화 긴축 영향으로 경제 회복세는 크게 둔화되고 물가 상승의 압력은 지속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진 기후 변화는 인류 생존에 대한 위협적인 복합적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ESG(Environmentr·Social·Governance)'를 도입한 친환경, 사회적 책임경영, 지배구조 개선이 키워드로 부상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새로운 기업가적 정신으로 위기 돌파하자"
지난 25일 대구상공회의소(회장 이재하)에서 '2022년도 하반기 경제동향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대구상공회의소 이재하 회장, 대구시 이종화 경제부시장, 대구지방공정거래사무소 김진석 소장,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김규석 청장, 대구지방국세청 정철우 청장, 대구지방조달청 이경원 청장,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엄진엽 청장,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권태용 본부장, DGB대구은행 장문석 부행장 등을 비롯한 기업지원기관장, 주요기업 대표 등 110여명이 함께햇다.
이들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제 이슈·현안'을 공유하며 머리를 맞댔다.
이재하 회장은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란 기적을 일궈냈다. 하지만, 현재 새로운 위기와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며, '新기업가적 정신'을 선언하고 실천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로가 새기업가적 정신을 등대 삼아 경제와 사회 발전에 관심을 기울일 때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며, 새기업가 정신, 지속적 혁신과 성장, 윤리적 가치 상승, 기업문화 조성, 친환경 경제 실천, 지역사회 동반성장 등을 강조했다.
이종화 경제부시장도 "내년에는 비관적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대구의 사업들은 그간 어려움을 버티고 성장해왔다. 정부-대구시-기업이 힘을 모아 내년에 찾아올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지 충분히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구시는 굉장히 많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려운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모두 힘을 모아 변화와 혁신으로 돌파하자"고 말했다.
이날 대구상의는 '최근 경제동향'을, 대구경북연구원은 '장기 저성장 기조로 진입하는 우리 경제의 현상과 방향'을 발표했는데, △IMF △OECD △WB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무역협회 △KOSIS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통계청 △한국무역협회 자료 등을 종합 분석해 브리핑했다.
- 대구상공회의소 "기업 맞춤혁·금융지원 등 모든 역량 집중할 것"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경제가 회복하기까지 장시간 소요될 수 있다."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이같이 말하며, 기업 맞춤형 지원 대책, 다양한 금융지원책, 지역경제 활력을 복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상의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경제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광공업 생산·출하·재고 지수(올해 7~9월)는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8.5%, 10.2%, 6.6% 증가했지만, 전국은 1.3%에 그쳤다.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국은 1.3% 증가에 그친 반면, 대구는 8.6%로 증가세를 보였다.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대구(69.5%)가 전국(71.9%)보다 낮게 나왔다. 업종별로 화학제품(89.0%), 의료정밀광학기기(30.4%), 전자부품(23.8%)로 선방하고 있지만 금속가공제품(-3.5%), 고무·플라스틱제품(-2.0%)은 하향세를 보였다.
산업단지별로 대구국가산업단지(77.8%), 달성 1·2차 산업단지(17.5%) 등 상승세를 기록, 대구테크노폴리스(-28.9%), 서대구산업단지(-9.65%)로 감소세를 보였다.
3/4분기 서비스업은 전국(6.5%)보다 하락한 3.9%이다. 업종별로 정보통신업(23.4%), 협회·단체·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17.0%)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5.1%),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4%)를 기록했다.
건술 수주의 타격은 크다. 올해 7~9월만 볼때 건설수주액 누계는 전년 동기간 대비 46.6% 감소했다. 공공부문은 70.3%로 늘었지만 민간은 52.6%로 줄어들었다. 제조업·비제조업 실적과 전망은 모두 기준치(100)에 못 미치며 하회 중이다.
소비는 소폭 늘었다. 1~9월 대형소매점 판매는 전년 동기간 대비 5.4%, 신용카드 사용액은 11.7%로 상승세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 이하로 하회하고 있다.
금융은 집계상 8월 말을 기준으로 했다. 예금은 전년 말 대비 6.9% 상승했고 대출은 2.4% 늘었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이 4.4%, 가계대출은 0.2%로 각각 증가했고, 공공·기타(-25.4%)는 감소했다.
올 10월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1%로 증가했다. 지난 8월 64.6%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액은 56.1% 늘었다. 지난해 1~10월의 무역지수는 27.1%로 상승세를 탔지만, 올해 1~6월 -2.6%, 10월 -31.7%, 1~10월 -3.2%이다.
국가별 수출은 중국(124.7%), 헝가리(95.3%), 태국(35.8%), 베트남(25.4%), 일본(-4.4%)다. 수입은 칠레(496.4%), 중국(91.0%), 베트남(51.2%), 말레이시아(41.0%), 독일(-23.9%), 미국(-20.2%)다.
수출에 기타정말화학원료(392.8%), 인쇄회로(24.2%), 의료용기기(22.2%)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 눈에 띈다. 수입도 기타정말화학원료(291.1%), 기타전자품목(230.1%), 집적회로반도체(124.5%)로 늘었다.
7~10월 평균 고용률은 59.7%로 상승, 실업률은 0.2%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고용시간 등을 고려하면 침체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61로 전년 동기간 대비 6.0%, 생활물가지수는 111.86로 전년 동기간 대비 6.82% 상승세다. 올해 8월 전월대비 소비자물가가 -0.1%, 생활물가가 -0.47%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10월 대구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말 대비 5.01% 감소, 전국은 1.40% 줄었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4.15% 감소, 전국은 2.8% 감소했다. 1~9월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63.5%로 추락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9월말 기준 1만539호로 전국의 25.3%를 차지, 준공후 미분양도 108호 늘었다.
- 대구경북연구원 "혁신의 변곡점 왔다, 경제 개혁 필요한 시점"
이날 대구경북연구원 임규채 미래전략연구실장은 '장기 저성장 기조로 진입하는 경제의 현상과 방향'에 대해 짚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한국의 현재를 비교·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임 실장은 브리핑에서 현 한국은 저성장 속 금리 인상이 진행 중으로 1990년대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당시 일본은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했고 그 결과 자산가격 붕괴를 겪었다며, 한국 역시 일본의 버블 붕괴와 같은 성장과 물가의 딜레마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한국 부동산시장의 버블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 주가버블의 붕괴로 장기불황은 지속된 가운데 한국의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는 크게 늘었고, 2022년 말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54.1%로 사상 초유의 일로, 비기축동화 선진 11개국 평균인 53.5%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속도도 빠르다고 전했다.
여기에 올해는 7년만에 최악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4월 이후 7개월 연속 적자가 진행 중이다. 한국의 경우 대기업 기술의 의존이 높고 이를 추격하는 외국기업에 대한 경쟁력은 약하다. 중소기업을 통한 기술혁신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저출산, 1인가구 급증,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맞물린 인구감소는 생산 가능 인구 감소를 의미한다. 20년 전 일본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면서 현재 매년 예산 1/3이 노인 사회보장비용으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 한국은 다르다. 아직 일본만큼의 사회보장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 급속한 초고령화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는 '사토리 세대'가 있다면, 한국에는 밀레니엄 세대(N4세대)가 있다. 사토리는 연애·결혼·출산을 거부한 반면, 현 한국의 밀레니엄 세대는 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취업·저축 등 더 많은 가치를 포기했다. 이러한 세대적 경향은 카푸어·하우스푸어·명품족 등 무리한 소비층으로 이어졌고, 노동보단 주식·가상화폐 투자로 자산을 올리려는 욕구로 나타났다. 최근 OECD국가 중 극단적 선택 1위는 한국으로 나왔다. 특히 20~40대의 극단적 선택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그 이유는 경제적 사유로 나온다. 밀레니엄 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사회적 제도 개선에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 지역 기업 "과세표준 구간 10억 상향, 제한없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 필요해
이날 지역 기업 대표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토로하며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사업지원서비스업계의 한 회사 대표는 "최근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고, 10% 세율 구간을 5억원으로 상향조정한 것은 긍정적이다"라며 "(하지만) 낮은 세율을 부담하는 소기업이 세부담이 훨씬 크고, 세후 수익으로 투자 등을 실행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과세표준 구간을 10억원으로 상향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은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연도별로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자격별, 업종별 쿼터를 도입해 외국인 근로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내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명목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산단 대개조 지역처럼 외국인 근로자 특별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지역에 한해 '외국인 고용허가제'와 관계없이 단순생산직 외국인 근로자를 제한 없이 채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대구제3산업단지관리공단은 "최근 ESG경영 확산과 환경법 강화에 따른 기업의 환경 부담을 줄이고, 도심권 산업단지의 환경보전에 기여하기 위해 제3산업단지 내 기업의 폐수처리 차량 제공 등의 지원"을 요구했다.
통합신공항 시민추진단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올해 안에 반드시 제정되도록 대구시와 여기 계신 모든 지원기관장님께서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의 요구는 대체적으로 중소기업 이차보전 규모 확대, 대출이자 지원 또는 납부 유예, 지역기업 대상 특별 금리 인하, 고정금리 특별대출 확대 등이었다.
대구상의는 대구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대구신용보증재단 등 참석한 금융기관을 소개하며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다양한 지원 사업과 지역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사업들을 설명했다.
한편 대구상의는 이날 행사에 앞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열어 지속적 혁신·성장, 외부 이해관계자 존중, 기업문화 개선,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등 5대 명제 실천을 다짐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